[매일춘추] 황금돼지의 해

입력 2007-01-04 07:28:27

지난 2006년은 음력으로 한해에 입춘이 두 번 들어있었다. 그래서 쌍춘년이라는 매스컴의 선동과 결혼을 앞둔 남녀들의 기대심이 합쳐져 일년 내내 예식장 예약하기가 어려울 만큼 결혼 시즌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로, 자식을 낳으면 좋다고 해서 새해 벽두부터 산부인과가 붐빈단다.

최근 몇 년동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복 많은 자식을 낳고 싶은 부모들로 병원이 성황을 이루게 된 것이다. 나의 황금돼지 해, 2007년은 어떤 계획들로 채우면 좋을까. '황금돼지'라는 띠 이름에 걸맞게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한해로 계획을 세워볼까.

아니면 사회적으로 좀더 성공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일하는 한해로 계획을 세울까. 매년 새해 아침이 밝으면

올해엔 무엇을 꼭 하고, 무엇을 하지 않기로 열심히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지만, 그 특별하고 거창한 계획들은 별로 오랫동안 지켜지지 않기 마련이다.

80평생이라 여길 때 벌써 절반 이상을 살아온 내게 참된 신년계획은 무엇일까. 거창하고 특별한 것들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또한 건강과 희망을 잃지 않은 범위 안에서 실현 가능한 계획이 아닐까.

작지만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고 나의 작은 발전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실현가능한 계획이야말로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하고 또한 지킬 수 있는 계획인 것이다. 그런데도 늘 새해에는 욕심많은 놀부처럼, 지킬 수도 없을 만큼 거창한, 그리고 나와는 어울리지도 않는 그런 계획들에 한번쯤은 마음이 기운다.

그리곤 그런 계획들은 당연히 '작심삼일'의 과정으로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부와 행운의 상징인 황금돼지해 2007년! 올해엔 무엇보다도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한해를 보내리라 다짐해본다. 바쁜 생활을 핑계로 나이 탓인지 세월 탓인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스스로에 대해서도 좀더 무거운 책임을 지워보리라 다짐한다.

건강하면 맘이 즐거워질 테고, 맘이 즐거우면 모든 일이 신나지 않을까. 2007년 황금돼지 해에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신명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최영애(경북대·영남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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