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영남대학교 총장)
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대학의 생존방법과 발전전략을 자연스레 고뇌하게끔 한다. 변화에 따라 변화하지 않으면 현상유지가 아니라 후퇴나 퇴보임을 실감케 하는 최근 국내외 대학의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변화를 선도하며 한발 앞서 나아가는 혜안과 결단이 필요하다. 지역의 대학들은 이제 서울을 모델로 삼고 추종할 것이 아니라 바로 국제와 소통하며 지역에 밀착하여 특성화, 차별화된 입지를 선점해가야만 한다.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 주체적으로 대처할 경우 당연히 모험도 뒤따른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그 대학 나름의 고유 브랜드를 독창적으로 구축해 갈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다. 그럴수록 총장의 역할, 특히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총장의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미래에 대한 혜안을 합리적 논거로 하여 설계도를 짜내고 결단력 있게 실행해 가야한다. 문제는 대학구성원들이 미래의 비전을 확신할 수 있는 정보 공유를 어떻게 하는가이다. 여기서 의견수렴, 설득이라는 다양한 합리적 방법과 합법적 과정이 중요하지만, 가끔은 구성원들 상호간의 이익 상충으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대학의 의사결정과 발전전략이 지역사회의 이익과 불협화음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총장의 리더십은 학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지역사회의 발전방향과도 연관된다.
대학의 의사결정은, 그 영향의 면에서, 반드시 학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등록금 인상, 기숙사 확충, 취업률 상승 등은 이제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이해와 연동되어 있고, 나아가서는 지역의 이미지와 가치를 결정하는 근본이 된다. 대학은 지역의 지적 가치, 문화적 가치와 같은 차별화되고 신선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는 대학의 발전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은 새로운 이론과 기술연구의 요람이며 이를 지역과 국가의 이익으로 재설계하는 곳이다. 오늘날 국가 경쟁력도 어느 도시가 우수한 두뇌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들 두뇌들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학의 미래가 곧 지역사회의 미래이자 지역의 전통이며, 자화상이 되는 것이다.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학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대학의 좋은 교육시스템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면 그것은 그 지역의 영예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교육기관으로 진출한 인력은 계속적으로 지역의 발전을 가져올 더 우수한 인재양성에 힘쓰게 되고, 기업에 진출한 인재는 기술혁신 창출로 국제경쟁력 확보와 시장·시설확장을 가능케 하며, 지역 행정기관과 언론으로 진출한 인재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방의 자율성 확보와 함께 지역의 단합을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발전의 계기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발전은 지역에 소요인력과 자금과 토지를 더 요구하게 되어 다시 지역교육, 지역금융을 발전시키고, 토지이용이 고도화되어 또 다시 우수인력을 요구하는 순환적·누적적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발전을 견인하게 된다. 이제 지역사회는 대학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여 대학을 특성화하고, 국제화 하는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교육시스템으로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의 국제화를 선도할 인재의 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국제화 프로그램의 운용, 3학기제 등 미래지향적인 교육시스템의 도입, 대학연구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 지원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학의 혁신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우리대학은 올해 60주년을 맞이한다. 인생에서 육십은 耳順(이순)이라고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귀에 거슬림이 없다'는 말처럼 우리대학도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세상을 더 넓게 보는 안목으로 자신감을 얻을 나이이다. 우리대학 특성화 전략의 대부분은 바로 지역사회의 브랜드화로 직결되며, 지역의 열린 문화를 선도해 가는, 세계와 지역을 잇는 교류 거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대학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곧 들어서게 되면 더욱 지역사회와 어울리는 공간이 마련될 것이다. 지역의 독창적 문화예술 공간이 되고 지역 내 모든 대학의 인적 물적 자원의 교류와 정보의 공유가 일어나게 될 학원도시교류센터로서 대학이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성원에 보답하는 동시에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가는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동기 영남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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