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의 스타토크] "그까이꺼 대~충" 코미디언 장동민

입력 2007-01-03 09:20:46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맥주캔을 앞에 놓고 코미디언 장동민과 마주앉았다. '그까이꺼, 대~충'의 경비 아저씨로 알려진 배우. 그는 요즘 개그프로 뿐만 아니라 영화도 찍으며 몸이 서너 개라도 모지랄 정도로 장르를 넘나드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행어 하나로 성공해서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는 늘 새로운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선보이는 것이다.

장동민은 "'그까이꺼 대~충' 경비 아저씨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날 만나면 '그까이꺼 장동민'으로가 아니라 유행어를 생각하지 않는 일반적인 코미디언으로 보여져서 더 좋다."고 했다. 언제든지 캐릭터는 만들 수 있는 것이지만 배우가 캐릭터에 고정화 된다는 것은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장동민은 2004년도에 KBS 코미디언 공채가 되자마자 '네비게이션'이라는 코너로 개그콘서트에 데뷔하면서부터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가더니 1년 만에 KBS 코미디 연기 신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빠른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데뷔전부터 유세윤, 유상무 등과 개그트리오 '옹달샘'팀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짜내고 함께 뒹굴었던 시간들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서로가 바빠지면서 부터는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없어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것은 색다른 코미디 공연문화.

"개그는 특성상 개그맨이 보여져야 더 많은 웃음을 유도하고 자극적인 웃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드라마가 있는 코미디공연은 극이 더 보여져야 합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버라이어티한 코미디공연이지만 드라마로서 균형감 있는 코미디연극. 코믹한 등장인물로 해악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로 하고 싶습니다."

연극을 해서인지 배우에 대한 욕심도 남달랐다. 장동민은 "기회가 되면 드라마를 하고 싶다."며 "캐릭터로서만 보여지기보다는 등장인물의 마음과 정서도 함께 표현하는 배우의 역할도 한번 해 보고싶다."고 했다.

사실 그는 주어진 일을 대충하는 법이 없다. TV에서 보여준 경비아저씨 캐릭터나, 폭소클럽 369에서 보여준 우스꽝스러운 바보 모습이 아니라 가끔씩은 너무 진지하다 싶을 정도로 다른 버전을 보인다. 장동민은 요즘 개그콘서트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서 보여지는 '아들'의 캐릭터를 닮았다고 할까. 주눅이 들고 우울한 진지함이 아니라, 수십 번 생각해서 뱉는 한마디가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코미디언이 바로 장동민이다.

장동민이라는 코미디언이 뜨면서 그의 아버지도 TV를 통해 데뷔했다. 부담감이 클 법도 하지만 그는 "요즘은 아버지가 많이 활동하고 계셔서 좋지 뭐. 나보다 더 유명해요."라며 사람좋게 웃어보인다. 그는 아버지가 출연한 방송프로그램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놓치지 않고 볼 정도로 열혈팬이다. "아버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니까요. 웃겨죽어."라는 장동민을 보니 본인도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아버지의 캐릭터가 더 정감있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코미디언은 늘 웃길것만 같지만 사석에서 만나니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무겁다. 한마디를 던지고 그 말을 받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어 '왜 코미디언이 됐을까'라는 의심을 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장동민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늘 새로움을 품고 거대한 세상을 껴안고 달려가려는 그에게 새해에도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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