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광풍이 몰아친지 10년. 그때를 전후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본사 기획탐사팀은 지난해말 한달 동안 우방(23명), 청구(20명), 대구리스(30명), 포스코(26명), 대동은행(30명) 등 5개 지역업체의 퇴직자 129명을 인터뷰해 IMF 전후 달라진 삶과 생활상 등을 알아봤다.
이들중 일부가 'IMF는 인생 역전의 발판'이라고 했을뿐, 상당수는 '돌이키기 싫은 악몽'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들 외에도 "지금까지 자리를 못잡았다."며 인터뷰를 거부한 이도 많았다.
◆생활수준과 수입이 나아졌을까.
이들중 상당수가 IMF 이전보다 생활수준이 못해졌다고 답변, 그 후유증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체 129명중 당시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이는 대구리스 출신 8명, 대동은행 4명, 청구 4명, 우방 7명, 포스코 2명 등으로 전체 응답자의 19%(25명)에 불과했다. 현재 생활수준과 비슷하다고 답변한 이들은 20명(16%)이었다.
예전보다 생활수준이 못해졌다고 답변한 이는 84명(65%)이었으며 이들중 수입이 전혀 없고 무직이라고 응답한 이도 20명이나 됐다.
그러나 우방 퇴직자(23명)경우 생활수준이 당시보다 10%정도 높아졌다고 밝혀다른 회사 출신(대구리스 91%, 대동은행 85%, 청구건설 82%, 포항제철 72%)에 비해 그나마 나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IMF 이전에 평균 연봉 4천566만 원을 받았으나 현재는 800여만 원이 적은 3천755만 원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이들의 수입은 오히려 17%나 줄어들었다.
통계청 조사에서 2000년 이후 현재(2006년 6월)까지 제조업 평균 임금 상승률이 61.1%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경제적으로 크게 위축된 생활을 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구직기간은 얼마나 됐나.
인터뷰 대상자중 125명(4명은 현재까지 무직)이 퇴직후 한번 이상 직장을 잡거나 개인사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이들은 적게는 1번, 많게는 6번까지 이직을 했으며 평균 2번 이상 직장을 옮기거나 다른 사업을 했다.
퇴직후 다음 직장을 잡거나 사업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9개월 정도였다. 1년이상 걸린 응답자는 45명 이었고 2년 이상 걸린 이들도 23명이었다. 이중 4년동안 취업이나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한 이도 2명이나 됐다.
이들은 "한 직장에만 있다 전혀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밖으로 내몰리는 바람에 대부분 오랜 세월 방황하기 일쑤였다."고 입을 모았다.
◆퇴직금으로 사업을 한 사람들은?
이들이 받은 퇴직금은 평균 6천만 원 남짓이었다. 포스코의 퇴직금이 평균 1억3천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리스 5천200여만 원, 대동은행 4천300만 원, 청구 4천만 원, 우방 2천800여만 원 순이었다.(퇴직금을 중간 정산하거나 개인 부채를 공제한 경우도 있어 개인적으로 차이가 많음.)
퇴직금으로 사업을 벌인 이들은 모두 54명(전체의 42%)이었다. 현재 수입이 퇴직전 보다 못하다고 답변한 사람이 27명이었고 이중 11명은 퇴직전의 50%, 2명은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회사에서 채권 추심을 하는 대구리스 출신자는 "사업을 섣불리 벌였다가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어서 엄두가 나지 않아 예전과 비슷한 업종에 들어왔다."고 했다.
포스코건설에 10년간 일한 이모(44)씨는 "포스코 퇴직자들은 퇴직금을 많이 받았지만 위험 부담 때문에 창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포스코 출신자중 개인사업을 한 이들은 8명이었고 이중 개인택시 5명, 낚시배 1명 등으로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개인사업을 한 이들중 대동은행 출신자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리스 13명, 우방 11명, 청구 7명순이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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