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띠 스포츠 스타와 팬의 만남

입력 2007-01-01 07:00:54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 오후2시. 대구 국채보상공원 종각 앞에서 돼지띠 스포츠 스타와 팬들이 만났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권 혁과 프로축구 대구FC의 미드필더 문주원, 그리고 권 혁의 팬인 회사원 김정은씨와 문주원의 팬인 회사원 김현애씨다. 그들은 국채보상공원에서 같이 사진을 찍으며 이내 친숙해졌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이들은 추운 날씨를 피해 인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돼지띠 새해를 맞은 소망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김현애(이하 애)=비시즌 기간인데 어떻게 쉬고 있나요?

▶권 혁(이하 혁)=해외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이제 올 시즌을 대비해 훈련해야죠

▶김정은(이하 은)=추운데 훈련하기 어렵지 않나요?

▶문주원(이하 원)=날씨 보다도 최근 새로운 감독님이랑 코치 선생님들이 오셔서 좀 어색해요. 빨리 분위기에 적응해 열심히 훈련해야죠.

▶애=문주원 선수는 대학때 부상 당해 대표팀 선발 직전에 탈락한 경험이 있죠. 그때 어땠나요?

▶원=그때 좌절감을 좀 느꼈죠. 태극 마크를 다는 것은 선수들의 꿈인데... 아쉬움이 많았어요.

▶애=두번째 돼지띠 해를 맞게 됐는데 첫번째 돼지띠 해는 어땠고 세번째 돼지띠 해는 뭘 하며 살아갈까요?

▶혁=그때 야구 시작한 지 얼마 안됐는데 기합 엄청 받았어요(웃음). 세번째 돼지띠 해에도 몸 관리를 잘해 선수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원=초등학교 시절인데도 기합을 받았었나요?

▶혁=그때 감독 선생님이 좀 무서웠어요. 축구는 별 장비가 없어 기합 받아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야구는 장비가 있으니까...좀 괴롭죠

▶원=(웃으며)고등학교때 하키부가 있었는데 감독 선생님이 스틱 빌려오고 그랬어요. 전 세번째 돼지띠 해에 선수 생활하기는 힘들 것 같고...축구는 야구에 비해 선수 생명이 짧아요. 지도자를 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은=여자 친구는 있나요? 데이트는 어떻게 하나요?

▶원=사귄 지 한 달 넘은 여자친구가 있어요. 숙소 귀가 시간이 밤9시30분이라 시간을 많이 내기 어렵지만 짬짬이 데이트 해요. 데이트는 똑같아요. 만나서 차 마시고, 영화도 보고...

▶혁=저는 없어요. 하지만 물밑 작업중이라 해두죠(웃음)

▶은=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혁=시즌중에는 매일 경기가 있기 때문에 딱히 뭘 하기가 힘들어요. 전 틈만 나면 잠을 자는 편인데 자리에 눕기만 하면 10분 안에 잠들어요.

▶원=전 음악을 많이 들어요.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죠. 경기를 앞두고 긴장될 때 음악을 들으면 좋아요. 여자 친구랑 통화도 하고...

▶애=신인 선수들은 경직될 수도 있는데 문주원 선수는 연습때 코칭 스텝이랑 웃으며 대화도 나누던데...

▶원=사실 전임 박종환 감독님이 굉장히 무서워요. 옆에 가기 힘들 정도죠. 근데 어느 날 저에게 농담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편하게 대화를 나눴죠(옆에 있던 홍준학 삼성 라이온즈 차장이 플레이를 잘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애정을 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혁=와~ 부럽네요. 우리 선동열 감독님은 신경 긁는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 편인데... 이런 이야기해도 되나?

▶애=지난해 시즌에는 문주원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였는데 올 시즌 각오나 소망이 있다면 뭔가요?

▶원=지난해 부상으로 전기리그에 출전을 많이 하지 못하다 후기리그 경기에 많이 나서면서 좋아졌어요. 올 시즌에도 경기에 많이 출전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어요.

▶혁=지난해 1년간 부상으로 재활훈련에 매달렸는데 힘들었어요. 성격 버리기 십상이죠(웃음). 다행히 후반기 막판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고 올 시즌에는 자리를 잡아 '삼성의 몇 선발은 권 혁'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원=(권 혁을 바라보며)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인지 '몸짱'된 것 같네요(웃음)

▶애·은=팬으로서 좋아하는 선수들과 만난 것이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애요. 올 한 해도 파이팅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혁·원=좋은 경기 보여드릴테니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리=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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