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는 10년전부터 트랜스지방의 주범인 마가린을 쓰지 않아요."
세 아이의 엄마이자 대구YWCA 등에서 요리 강의를 하는 박해숙(37·대구시 동구 신암동) 씨는 건강을 위협하는 트랜스 지방을 추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선 아이들의 먹을 거리를 바꿨다. "남편이 1주일에 한번씩 중 1학년, 초교 4학년, 유치원생인 아이들을 데리고 목욕을 다녀오는 길에 전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은 피자나 햄버거를 사줬어요. 지금은 어묵으로 바꿨어요."
누구보다 일찍이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에 주목한 박 씨는 트랜스지방 덩어리라 할 수 있는 마가린을 10년전부터 가정에서 완전 추방했다. 또 튀기는 조리법보단 굽거나 찌는 조리법을 택해 트랜스 지방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다른 집에서는 고구마를 튀겨 엿에 버무리는 맛탕을 하지만 저는 고구마를 쪄 조청에 버무려 맛탕을 만들어요. 맛을 내면서도 트랜스지방은 없는 조리법을 택한 셈이지요."
또 빵보단 떡을 아이들의 간식으로 내고 있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맛이 나는 음식은 트랜스지방이 함유돼 있다고 보면 된다."는 박 씨는 "아이들도 현미로 만든 떡을 좋아한다."고 했다.
다른 집에서는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패스트푸드 가게에 전화로 주문해 차려주는 반면 박 씨는 직접 요리를 해 생일상을 차려주고 있다. 주 메뉴는 김밥과 떡볶이, 맛탕, 바나나쉐이크. "음식을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엄마가 노력해야지요. 보물찾기나 공책 나눠주기 등 집에서 여는 생일파티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려 애씁니다."
과자를 아이들의 아침 식사로 내는 집을 보고 적잖게 놀랐다는 박 씨는 가끔은 밥 대신 아침식사로 떡국을 내놓고 있다. 현미나 흑미로 만든 떡국에다 채 썬 당근, 두부, 계란 등을 얹으면 훌륭한 아침 메뉴가 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라면을 끓여먹기보단 김치를 넣은 볶음밥을 미리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데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려는 박 씨의 비법 중 하나다.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비만해질 정도로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박 씨는 "자녀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푸드를 시켜주면 편하지요. 그러나 그만큼 아이들의 건강에는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몸이 편한만큼 아이들의 건강에는 해가 된다'는 것을 엄마들이 염두에 뒀으면 해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엄마가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트랜스 지방 추방 10계명
1. 식품 라벨에 표시된 트랜스지방 함량을 꼼꼼히 살핀다.
2. 튀김 요리할 때는 쇼트닝보다 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한다.
3. 튀김용 식용유는 너무 오래,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하지 않는다.
4. 부드럽고, 고소하며, 바삭바삭할수록 트랜스 지방이 더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5. 외식 줄이고 가공식품도 가급적 피한다.
6. 기름에 튀기는 것보단 찌거나 삶는 조리법을 택한다.
7. 패스트푸드보단 슬로푸드에 관심을 갖는다.
8. 패스트푸드 일색인 생일파티 메뉴도 바꾼다.
9. 과자보단 과일, 빵보단 떡을 간식으로 준다.
10. 품이 든 만큼 건강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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