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탈모와의 전쟁'

입력 2006-12-30 07:36:41

직장인 김모(44) 씨는 요즘 샤워때마다 바닥에 쌓이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이다. 자연히 새로 나는 머리카락 숫자보다 빠져 없어지는 머리카락 숫자가 월등히 많다고 느껴지는 데다 어느새 정수리부분이 허전해진 때문이다.

직장인이든 사업자이든 최근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면서 스스로 "탈모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성인들 사이에 탈모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 직장마다 탈모 방지를 위한 샴푸나 린스, 더 나아가 바르는 영양제에 대한 논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시중에는 두피관리 전문 솝까지 생겨나는 등 연간 1조 원대의 탈모 및 두피관리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몇년 전만해도 탈모는 신경을 많이 쓰는 일부 직종에 근무하는 남성들의 고민거리로 한정됐지만 요즘들어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고민하는 문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환경오염에다 각종 샴푸나 약품 사용 등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하며 "가급적 화학제품 사용량을 줄이는 길이 탈모를 막고 건강한 모발을 간직하게 만드는 지혜"라고 조언하고 있다.

탈모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세월이 흐를수록 빠지거나 올이 가늘어지는 머리카락을 어떻게 튼튼하게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와중에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찾자."는 생각에서 모발이나 두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식질 않으면서 관련 제품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시중 탈모 예방 및 치료제품 판매점이나 전문 미용실 등에는 전에 없었던 남성 고객층이 두터워지면서 매출 신장세도 두드러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또 작년까지만 해도 탈모관련 제품을 찾는 고객이 50, 60대가 주류를 이뤘지만 올해부터는 20대 중후반도 찾는 등 탈모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어 관련산업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올 겨울 들어서부터 두피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 등 지역백화점 아베다매장에서는 두피 트리트먼트 오일인 드라이 레미디(222ml) 9만 5천 원, 커스텀레미디(887ml) 12만 5천 원에 판매중이다. 또 독특한 향기로 신경을 안정시키고 두피에 자극을 줘 머리에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모발을 튼튼하게 하는 민트 샴푸·린스(250ml)를 각각 1만 7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형필 매니저는 "두피마사지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 탈모관련 제품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작년에 비해 20% 이상 탈모관련 제품의 매출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방을 이용한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리엔 샴푸·린스라인'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모발차이를 분석, 동양인에 맞춘 샴푸·린스로 일본효고현의 검은콩, 한국 고려인삼, 중국의 용정차 등의 성분을 첨가해 동양적인 모발에 맞췄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 생강 성분으로 제품을 만들어 가려움·비듬성 두피에 좋다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고 최근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중인 '댕기머리'도 인기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탈모·두피관리 전문 미용실인 대구 수성구 신매동 미드림헤어살롱에서는 컴퓨터로 개인의 모발·두피상태를 살펴 적절한 세정, 두피진정, 샴푸, 린스, 영양공급 등의 순으로 두발 및 두피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10회 관리에 10만~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자가 관리를 위해 관련 특수제품을 판매하기도 하는 데 샴푸는 250ml들이 1만 9천 원, 린스 2만 2천 원, 영양제는 60ml에 6만 9천 원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9층 펠리아 미용실에도 최근들어 두피 및 탈모관련 손님은 물론 관련 제품 판매고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곳의 두피관리시스템(스파텔라피)은 아로마 오일로 두피와 두피를 연결하고 있는 근육을 풀어줘 탈모를 방지, 지연시키는 원리로 100분 관리에 가격은 6~8만 원. 탁규오 매니저는 "탈모나 두피관련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이 작년에 비해 15% 이상 늘어난 가운데 남녀간 비율도 50대 50으로 비슷하다."면서 전체 매출중에서 두피관리관련 시스템이나 상품매출이 20% 이상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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