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물고기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

입력 2006-12-29 09:20:28

물고기들이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거나 적을 쫓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얼마 전까지 소수 종에만 국한된 독특한 행동으로 여겨졌으나 점점 광범위한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8일 보도했다.

물고기들이 내는 소리는 비밀스러운 속삭임에서 불만스러운 투덜거림, 강하게 치는 소리 등 매우 다양하며 하와이대학 연구진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해마는 머리를 흔들어 두개골 뒷부분을 별모양의 뼈로 이루어진 볏에 부딪히는 방법으로 20밀리초라는 짧은 시간에 '딸깍'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티모시 트리커스 박사 등 연구진은 최근 미국 음향학회 회의에 제출한 연구 보고서에서 최소한 1천종의 물고기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를 내고 남이 내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파악한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계 전역의 산호초에 126종이 분포돼 있는 밝고 화려한 줄무늬의 나비고기를 조사한 결과 80여 종으로 구성돼 있는 한 무리가 부레를 몸통의 측선과 함께 움직여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부레는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관이고 측선은 주위의 물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관으로 이 두 기관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사람이 피부에 난 솜털로 두 귀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수중 카메라와 수중청음기를 동원, 나비고기들이 꼬리를 찰싹거리거나 지느러미를 펄럭이고 지느러미 뼈를 뻗치는 동작, 그르렁대고 펄쩍 뛰는 동작 등으로 10~150밀리초 사이에 여러가지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트리커스 박사는 "청음기를 나비고기 가까이 들이대고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주 짧은 동안에 그치는 반면 아귀나 평지느러미 그린링 같은 물고기들은 아주 큰 소리를 몇초, 때로는 몇분씩 내기도 해 3~6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나비고기들이 바짝 붙어 헤엄치는 것은 아마도 속삭이는 소리를 내고 이를 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또 불가사리나 해삼의 몸 속에서 사는 숨이고기가 느린 근육을 사용해 강한 저주파음을 내 다른 물고기들과 대화하고 집 안에서도 자신들의 존재를 밖에 알리기 위해 이런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귀를 비롯한 많은 물고기들은 근육을 사용해 부레를 빠른 속도로 앞뒤로 젖히는 방법으로 소리를 내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리커 박사는 "숨이고기의 부레는 장구와 같아서 부레의 거죽이 초당 4~20회씩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튕기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신기한 방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리를 이용한 물고기의 대화 방식을 연구하면 의사소통과 듣기의 진화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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