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합작영화 '묵공' 홍보차 내한
홍콩스타 류더화(劉德華)가 영화 '묵공(墨功)'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28일 한국을 찾았다.
내년 1월11일 한국 관객과 만나는 '묵공'은 한·중·일 합작영화로 일본 만화가 모리 히데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홍콩 장즈량(張智霖) 감독이 각색·연출한 작품. 원작만화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던 일본 측 프로듀서 이세키 사토루가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보람영화사 측에 공동 제작을 제안했고, 후에 중국 투자사 화이(華誼) 브라더스 픽처스가 합류했다.
이세키 사토루는 '스모크' '크라잉게임' '하워즈엔드' '란' 등을 통해 칸·베를린·베니스·아카데미 등 세계 4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일본의 유명 프로듀서. 이세키 사토루와 '칠검' 제작에 참여했던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도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영화에는 류더화를 비롯, 한국의 국민배우 안성기와 신예 류시원, 중국의 판빙빙(范氷氷), 대만의 우치룽(吳奇隆) 등 아시아권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총 제작비는 160억 원.
'묵공'은 춘추전국시대 연나라 길목에 있는 한 성(城)인 '양성'을 무대로 연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양성'을 먼저 쳐야 하는 조나라 장군 항엄장(안성기)과 조나라로부터 양성을 지키려고 홀로 이 성을 찾은 전략가 혁리(류더화)의 대결을 다뤘다. 혁리는 제가백가 사상 중 하나인 묵가(墨家)사상을 숭상하는 인물로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에 참여한다.
제목 '묵공'은 묵가사상과 공력(功力)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중국 베이징 등에서 촬영했으며 아시아 전 지역에서 동시개봉될 예정이다.
1980~1990년대 저우룬파(周潤發)·장궈룽(張國榮) 등과 함께 홍콩 느와르 붐을 주도했던 류더화는 현재 배우 뿐 아니라 영화사 포커스필름 대표이기도 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었던 '크레이지 스톤'을 제작하는 등 제작자로서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 여섯살인 그는 하얀색 가죽 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는 "베이징에서 영화 찍다가 홍콩으로 가서 이틀 머문 뒤에 이곳으로 왔다"면서 "베이징에서는 진가신 감독의 '자마(刺馬)'라는 영화를 찍고 있는데 도둑 역할"이라며 웃었다.
다음은 류더화와의 일문일답.
--머리가 짧다.
▲청나라 복장을 하기 때문에 머리를 잘났다.
--'묵공'에서 맡은 혁리는 어떤 역할인가.
▲묵가사상 그룹의 엘리트 중에 한 사람이다. 혁리는 묵가사상 중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비공(非攻) 사상과 너와 나를 구별하지 않고 만인을 사랑하는 겸애(兼愛)사상에 심취해 있는 인물이다. 이상을 추구하는 인물이지만 춘추전국시대라는 혼란기에 살면서 가치관과 신념의 흔들림도 겪게 된다.
--영화 속 혁리의 행동에 공감하는지.
▲우선 '비공'은 사람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사상이다. 이것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겸애'는 너와 나의 구분이 없이 만인을 동등하게 사랑하는 것인데 이것은 불가능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해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그를 공격하는 것은 쉽다. 그렇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지켜주는 것을 힘들지 않겠는가.
--'묵공' '자마' 등 사극에 연이어 출연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배경으로 한 역사물을 찍어 왔다. 중간에 현대물도 찍기도 했지만 요즘은 스케일이 큰 대작들은 고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 '연인' '묵공' '자마' 같은 영화가 대세다.
--신인감독을 양성하는 '퍼스트 컷(first Cu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은 어떻게 선발하나.
▲우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재능이 있는가를 평가한다. 소재도 중요한 선발기준이다.
--한국의 젊은 감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나.
▲돈이 모자라서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 우리는 홍콩달러로 250만 달러까지 지원한다. 그렇게 많은 돈은 아니다. 한국에는 신인감독도 홍콩달러로 600만 달러를 가지고 찍는 것으로 안다. 아마 참여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웃음)
--포커스필름의 대표다. 어떤 영화사인가.
▲소재 면에서는 (그 동안 영화화되지 않았던) 신선한 소재를 좋아한다. 될 수 있으면 비주류의 영화를 찍고 있다. 여러가지 종류의 비주류의 영화를 진행 중이다.
한국의 '괴물' '타짜'와 같은 영화는 홍콩에서 유행하지 않는 영화들이다. 괴물 소재는 홍콩에서 만들어지기 힘든 영화다. 타짜 같은 소재로 몇 편의 제작을 준비 중이다. 당분간 고전 무협물은 찍지 않을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영화를 찍고 싶나.
▲코미디 장르를 찍고 싶다. 영화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몹시 추웠던 것을 빼놓고는 특별한 어려운 점은 없었다. 한국배우 안성기·최시원 씨 등이 몰입해서 연기해 즐겁게 촬영했다. 방한 중에 두 분을 만날 계획이다. 스케줄이 빡빡해서 새벽 3시 이후에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예전에 이영애와 CF를 함께 찍었다. 당시 이영애는 연예인이 아니었는데 이영애가 현재와 같은 거물급 배우가 될 줄 알았나.
▲참 예쁘다고 느꼈다. 너무 청순하고 아름다워서 영화배우가 될 줄 몰랐다. 이렇게 많은 영화를 찍을 줄 몰랐다. 당시 린칭샤(林靑霞)를 닮았다는 생각도 했다.
--'묵공'은 어떤 영화인가.
▲문학과 철학이 담겨있는 예술영화다. 관객 여러분이 비공과 겸애의 철학이 과연 현실생활에 통용될 수 있을지 스스로 자문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지면 '묵공'은 사랑을 강조한 영화다. 박애주의 사랑에 대한 진지하게 성찰해 볼 수 있는 반전주의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삼국지-용의 부활'에 출연하는 것으로 안다.
▲준비는 다 됐고 내년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위썬(吳宇森) 감독이 '적벽대전(赤壁之戰)'을
준비하면서 캐스팅 제의를 했는데 이미 '삼국지-용의 부활'을 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
--가수·배우·제작자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가수가 제일 좋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릴 적부터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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