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

입력 2006-12-28 11:34:50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참여정부가 정책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이라면서 "거꾸로 얘기하면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 보고회를 마치고 부산 모 호텔에서 가진 지역 인사 등 270여 명과의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부동산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말씀드리지만 이 이상 악화 안 되도록 반드시 잡겠다."면서, "3·30 대책을 내놓고 한 고비 넘었나 싶어 한숨 돌리고 잠시 먼 산 쳐다보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딱 돌아섰더니 사고가 터져 있었다. 그런데 큰 사고는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산이 고향이어서인지 '우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다소 어눌하지만 논리정연한 특유의 어법으로 많은 말을 쏟아냈다. 특히 참여정부의 성과에 대해 자신했고 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참여정부의 성과와 관련,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미뤄왔던 사업을 참여정부에서 다 정리했다."며 ▷비전 2030 ▷경주 방폐장 ▷국가균형발전 ▷군 작전통제권 ▷용산기지 이전 ▷국방개혁 등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차곡차곡 세워서 25년 앞을 내다보고 국가 계획을 짠 정부는 이번 정부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민들이 어디 가서 노무현 그 사람 왜 그러냐 그러면 '뭐가?'라고 되물어 보라고 주문했다. 자신 만만하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비전 2030'에 따른 증세 논란에 대해서도 "제 임기 동안 안해도 되고 다음 정부에서 토론해도 된다."며 "계획을 안 세울 수 없고,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에 대해서도 언급해 "오늘 이 말은 유력신문에 절대 안난다. 노무현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언론은 대안없는 비판을 하지 말고 비판 관점을 일관되게 가져야 한다며 "아침 저녁으로 관점 바뀌면서 두드린다."고 했다.

또 국정원은 이제 기업에 돈내라 손벌리지 않으나 아직도 기업에 와서 손 벌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언론을 지목하고 "재벌 회장이 구속되면 언론사가 재미보는 구조 위에 있다. (보수언론과) 손 잡으라면 내일부터 손 잡을게요. 그러나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개혁의 과제는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연구개발비의 지방 할당 증액도 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임을 밝혔다. 6조 원 정도인 연구개발비를 9조 7천억 원으로 늘렸고, 27%였던 지방 몫을 36%로 끌어 올렸다는 것. 특히 이 수치는 대덕을 뺀 것이어서 각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에 돌아가는 몫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균형발전 예산이 낙후지역에 집중 투자되고 있는 점도 부각했다.

부산지역에서 주장하는 예산 배정 역차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잘랐다. 신항만 하나에 오는 돈만 가지고 계산해도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얼마 얼마 계산하면 우린 쉬쉬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권력층 해체에 대해 "지금 얼추 다 되어가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정부에서는 검찰이 좀 센 편이고 정부 바깥에서는 아무래도 제일 센 것이 재계, 그 다름이 언론"이라며 "특권구조, 유착 구조를 저는 거부하고 해체해 나가자는 민주주의 발전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권을 갖고 있는 집단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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