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국계銀 전산 마비..대만 지진 여파

입력 2006-12-27 18:08:00

한국씨티은행과 HSBC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전산망 마비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산망 마비가 대만 지진의 영향인 것으로 확인돼 외국에 전산 서버를 두고 있는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을 통한 금융거래가 상당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계 정보 단말기의 서비스 중단으로 국내 은행들이 외환거래 등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 시중은행의 해외지점들도 영업에 지장을 받는 등 대만 지진이 금융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전산망 장애로 이날 오전 10시50분께부터 지점 창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금자동지급기(CD), 인터넷 뱅킹 등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메인 홈페이지(www.citibank.co.kr)를 접속하면 아무 화면도 뜨지 않거나 "당장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으며 이체.조회 등 인터넷뱅킹 업무가 모두 마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우체국 창구를 통해 자행 고객들의 예금 입금과 지급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2개의 대표 상담전화에서 전산 장애가 있다는 안내 방송만 나올 뿐 고객의 전화 상담에 일절 응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씨티은행의 인터넷뱅킹은 26일에도 일부 지연 현상이 나타났으며 SC제일은행의 인터넷뱅킹도 전날 거래량 증가로 일부 지연되기도 했다.

HSBC 서울지점도 이날 오전부터 전산망 마비로 지점 창구와 홈페이지(www.kr.hsbc.com)를 통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HSBC홍콩의 홈페이지(www.hsbc.com.hk)도 접속이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대만 지진 여파로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본부의 전산 서버에 문제가 생겨 HSBC 서울지점의 인터넷 뱅킹도 마비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대만 지진으로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들어가는 해저케이블이 끊겨 외국에 서버를 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인터넷뱅킹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과 HSBC은행, BOA 등 세 곳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별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저광케이블 장애로 국민.외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의 해외지점도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환은행은 중국 텐진(天津)과 다롄(大連),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4개 해외지점이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고 홍콩지점과 본점간 거래도 지연되고 있다.

국민은행도 홍콩, 뉴질랜드 오클랜드지점과 일부 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 대응 계획에 따라 팩스와 텔렉스를 이용해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으며 해외 송금 등 대(對) 고객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KT의 전용회선 피해로 중국지점과 교신이 안돼 신용장(L/C) 개설 등 대중국 수출입 업무가 처리되지 못했다"며 "KT측에서 복구에 2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노선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외국계 통신업체 로이터의 단말기도 서비스가 중단돼 은행 딜러들이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대만 지진 여파로 로이터 단말기에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가급적 외환 거래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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