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생활문화로 자리잡다

입력 2006-12-26 09:33:56

장년·청년층에까지 확산…인터넷 카페모임도 활발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지만 걸을 때만큼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2004년 교통사고로 무릎을 다친 김창수(52·달서구 용산동) 씨는 50분 거리인 직장까지 1년 넘게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무릎을 다쳐 '걸을 수 있을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꾸준한 걷기는 오히려 그를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김 씨는 "걱정했던 무릎 통증은 거의 사라져 달리는 것 빼고는 보통사람과 겨뤄도 자신있을 정도"라며 "이제 걷기는 운동이 아닌 취미이자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자랑했다.

걷기가 열풍을 넘어 생활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환갑을 넘긴 노인들의 전유물이자 건강을 위한 운동 수단이었던 걷기가 장년층 뿐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뿌리내리고 있는 것. 인터넷 온라인 상에도 '걷기 모임'을 꾸리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한 포털사이트의 경우 '걷기'와 관련한 카페 220여 개 중 올해 만들어진 것만 70여 개에 이른다.

실제 걷기에 적당한 금호강변과 신천 둔치, 수성못, 두류공원 등지엔 저녁 시간대를 이용, 걷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킹은 나이트클럽이 아닌 둔치에서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걷기 운동에 재미를 붙인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는 것. 금호강변을 걷다 애인을 만났다는 하동기(31·동구 방촌동) 씨는 "걷고 뛰면서 만나는 인연이면 건강 하나만큼은 확실하지 않냐."며 즐거워했다.

이처럼 걷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각 지자체의 '시민건강 걷기대회'도 크게 늘고 있다. 대구시의 시민 걷기 대회도 15년 이상 지속되면서 7, 8년 전부터는 매회 1만여 명씩 참석할 정도로 성황이다. 지난 2002년에는 달서구청이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구민 걷기 대회'를 시작했고 지난해엔 남구청, 올해는 수성구청이 각각 구민 걷기 대회를 마련했다.

김대현 대구시 워킹협회 사무처장(계명대 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대구에는 걸을 수 있는 코스가 많지 않다."며 "걷기가 하나의 생활이 된 만큼 대구시가 적극 나서 걷기 코스를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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