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이 경쟁력이다)북대구초교 '꿈나무 창의교육'

입력 2006-12-26 07:33:21

'창의성 교육, 실태부터 바로 알아야죠.'

북대구초등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창의성 교육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바로 보기'에서부터 창의성 교육을 출발시켰다는 점이 돋보인다. 막연하게 창의성 교육을 부르짖기에 앞서 현 수준에서 창의 교육을 시작하기 위해 학생은 무엇이 부족한지, 교사는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하는지, 학부모는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한 것이다. 이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북대구초교는 올 한 해 '다양한 사고촉진 교육활동 속에 자라는 북대구 창의 꿈나무'라는 주제로 창의성 교육을 진행했다. 밑그림은 학기 초인 지난 3월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그렸다. 학생에게는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학습활동에 대한 적극성과 참여도는 어떤가, 교사에게는 창의성 교육의 저해요인은 무엇인가, 학부모에게는 학교에 바라는 창의성 교육의 영역은 무엇인가 등을 물었다.

결과는 다소 비관적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창의 수준은 중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협동 과제 해결에 소극적이었고 모방이나 수직적 사고 등 소극적 학습 습관이 남아 있었다. 여가 시간에는 주로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교사는 교사대로 생각과 의욕은 있으나 창의성 수업 기술이 부족하고 자료가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교사 중심의 수업과 획일적인 과제 중심의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었다. 입시 위주로 교육 목표를 생각하고 학원 수강이나 문제집 풀기가 가정학습 지도라고 답한 학부모들도 많았다.

윤은경 창의교육 담당교사는 "실태 분석 결과 우리 학교 창의성 교육의 출발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대구초교는 이에따라 △창의적 사고촉진을 위한 기반 조성 △창의적 탐구활동 기회 제공 △창의 발현 기회 확대 등을 운영과제로 설정했다.

우선 창의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실에 창의코너, 놀이코너, 식물관찰코너, 독서코너 등 표현활동 코너를 넣었다. 복도에는 협동작품 코너를 만들어 전시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북돋우기 위해 '주제가 있는 창의학급'과 '창의 박사제'를 도입했다. 창의학급에서는 학년 초에 학급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해 1년 동안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정, 재량활동이나 아침시간을 활용해 과제를 진행했다. 가령 1학년은 '노래와 율동 속에서 자라나요', '함께 접는 종이접기', '동화속의 진리를 찾아요', 4학년은 '영어나라에서 헤엄쳐요', '한자를 이해해요', '만화로 가득찬 배움터' 등이다. 학급 운영사례는 교내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창의박사제'는 북대구초교에서 단연 돋보이는 노하우다. 학생에게 과제를 낸 뒤 이를 해결할 때마다 담임이 1학점씩 학점을 준다. 학점이 일정 수준 이상 쌓이게 되면 정도에 따라 학사, 석사, 박사 등 창의력 학위를 수여한다. 최소 18개 주제(학점)를 해결해야 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과제는 주로 '남다른 생각, 자라나는 창의력'(대구시 교육청 인정도서) 이라는 책자를 활용했다.

윤 교사는 "어린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하는 데는 칭찬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창의박사제를 통해 학생들이 성취감을 갖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창의성 발현의 기회는 '창의 조회'와 '창의력 학습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수업이 있는 토요일에 실시하는 조회에서 담당 교사가 다음 주 창의력 문제를 전교생에게 자세히 설명했고, 이 때 제시된 문제는 수요일 아침자습 시간에 해결해 창의력 학습지 화일에 정리했다. 이외에도 '교내 창의 아이디어 경진대회(창의일기, 캐릭터 그리기, 광고 만들기, 생활속 아이디어 등)', '학부모와 함께하는 창의성 경진대회(동화패러디, 상상의 동·식물 그리기, 폐품 재창조 등)', '창의 과학 캠프'를 운영했다.

정대식 교장은 "창의성 교육은 학교와 가정이 손을 잡을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며 "이를 위해 가정에서는 지식 위주 교육보다 학생의 흥미를 존중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교사들에게는 창의성 수업기술을 배울 수 있는 연수 기회가 확대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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