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長今의 치열한 삶이 "나의 인생"

입력 2006-12-25 10:03:26

대만 女 부총통 대장금 작가 손 빌려 전기 출간

대만의 첫 여성 총통을 내다보고 있는 뤼슈롄(呂秀蓮.62) 부총통이 소설 '대장금'의 작가인 유민주(柳敏珠)씨의 손을 빌려 전기를 출간했다.

뤼 부총통은 23일 유씨를 타이베이로 초청, '세계의 딸(世界之女)-뤼슈롄'이라는 제목의 전기 출판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가졌다고 대만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대만 민주화 운동과 여성운동 역사에서 손꼽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인 뤼 부총통은 자신의 이미지를 대만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에 결부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씨는 지난 7월 '운명을 거슬러 삶을 지배하라, 뤼슈롄'이라는 한국어판을 먼저 출간했고 일부 내용의 첨삭을 거쳐 이번에 중문판 전기를 출간하게 됐다.

유씨는 "뤼 부총통과 충분한 인터뷰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며 "그래서 '전기식 소설' 방식으로 일부 내용이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에선 출생, 성장, 진학, 유학 생활부터 여권 및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뒤 정치범으로 옥고를 치르고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일까지를 드라마틱하게 서술하고 있다.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치열하게 개척해온 뤼 부총통의 인생이 마치 '대장금'의 일생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감성적인 필치로 뤼 부총통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과 감정의 세계를 그렸고 미혼인 뤼 부총통의 첫사랑 이야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뤼 부총통이 대만대 법대에 다닐 적에 사귀었던 '준(June)'이라는 선배와는 여러차례 편지를 왕래하고 사진도 교환하면서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는 사이다. 선배를따라 네덜란드로 유학 가려다 나중에 2년 장학금을 받고 미국 유학으로 방향을 틀면서 헤어지게 됐다고 전기는 전하고 있다. 뤼 부총통은 그러나 담담하게 "그 대목은 소설"이라고 전했다. 뤼 부총통은 기념식에서 "이 책이 대만과 한국 간의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이 책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은 시골의 영재 교육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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