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스크린'을 확보하라…성수기 배급사들 아우성

입력 2006-12-23 07:23:59

지난달부터 썰렁함에 몸서리쳤던 극장가가 연말을 맞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중천', '조폭 마누라3', '007 카지노 로얄', '박물관이 살아있다', '해피 피트' 등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되면서 각 배급사들 사이에 스크린잡기 전쟁이 벌어진 것. 일단 많은 스크린을 잡는 게 흥행 성공의 필요 조건이라는 점에서 배급사들은 하나라도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개봉작들 중에는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중천'(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가장 많은 스크린을 잡았다. 사실상의 개봉일인 20일 전국 350개 스크린으로 시작한 '중천'은 21일 전국 420여 스크린에서 본격적인 상영을 시작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하반기 배급작품들이 큰 재미를 못보면서 쇼박스와 막판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는 '중천'으로 배급전쟁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의 한 관계자는 "'중천'의 시사회 반응이 너무 좋아 오히려 개봉 후 스크린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성공을 장담했다.

할리우드 대작들 역시 만만찮게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며 결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와 브에나비스타가 합병한 이후 첫 배급작인 '007 카지노 로얄'과 20세기 폭스가 배급하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나란히 40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최대 격전장인 21일을 피해 28일 개봉 예정인 '조폭 마누라3'(배급 쇼박스)도 최소 300개 이상의 스크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쇼박스는 지난 14일 개봉한 '미녀는 괴로워'가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오히려 고민이다. '미녀는 괴로워'는 450개 스크린으로 시작해 개봉 첫 주말 전국 484개로 스크린을 확대했었다. 때문에 쇼박스는 '미녀는 괴로워'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조폭 마누라3'의 스타트 역시 상큼하게 끊는 묘안 짜내기에 고심하고 있다.

반면, '007 카지노 로얄'의 아성을 무너뜨렸던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배급 워너브라더스)와 '올드미스 다이어리'(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은 200개 내외의 스크린을 확보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잡은 스크린도 성적이 시원찮을 경우 언제든 간판을 내릴 수 있는 상황. 연말 극장가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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