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겨냥한 '천년여우 여우비' 첫선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의 제작발표회가 21일 오후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여우비'는 옐로우필름과 선우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토종 애니메이션으로 '마리 이야기'로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안시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이성강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드라마 '상도', 다큐멘터리 '도자기' 등의 음악감독으로 친숙한 재일교포 양방언 씨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미 '십이국기' '채운국이야기' 등 일본 NHK 애니메이션의 음악감독으로 일한 바 있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일부가 공개된 영화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스튜디오 작품을 많이 닮았다. 캐릭터와 오리엔탈풍의 서정적인 음악 등 전체적인 분위기도 일본풍이다.
'…여우비'는 산 속에서 외계인 '요요'들과 함께 사는 100살 먹은 구미호 여우비가 말썽꾸러기 요요 '말썽요'를 찾아 생전 처음 마을로 내려가 황금이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 인간의 나이로는 10살에 해당하는 여우비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첫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주인공 여우비 목소리는 톱스타 손예진이, 여우비가 사랑을 느끼는 황금이의 목소리는 '천하장사 마돈나'로 청룡영화상·부산영평상 신인남우상을 받은 류덕환이 맡았다. 마음이 따뜻한 노총각 선생님 강선생 목소리는 공형진이 연기했다.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선진국인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정 부분 따라한 면이 없지 않다"면서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작품으로 이미 프랑스·중국에 수출됐고 현재도 아시아와 유럽 등을 대상으로 수출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이성강·양방언 감독과 함께 손예진, 류덕환 등이 참석했다.
이성강 감독은 '…여우비'에 대해 "여우비 캐릭터는 이웃에서 늘 볼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이라면서 "여우비를 보며 아이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아이들의 정서순화에 좋은 작품일 뿐 아니라 어른에게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여우비'는 내년 1월25일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다음은 감독·배우들과의 일문일답.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여우비 캐릭터의 나이가 10대라서 사실 걱정이 많았다. 녹음한 내용을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내 목소리 같지 않아 다행이다. 성숙한 목소리가 나올까봐 걱정했다. 어린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손예진, 이하 손)
--'…여우비'의 특징은.
▲우리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여우비'를 만들면서 특별히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들지는 않았다. 인물과 배경이 이미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 만들고 나서 보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이성강, 이하 이)
--'…여우비'의 강점은.
▲수준이 높은 작품이라고 느꼈다. 제작팀이 보내온 필름을 보면서 작업했는데 작품이 좋아 신나게 작업했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영화다.(양방언 감독)
--'마리 이야기'에 이미 참여했다. 두 번째로 한 목소리 연기인데 어떠했나.
▲감독님이 옆에 계시면서 한결같이 대해주신 점이 좋았다. 훌륭한 성우 선배님과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류덕환, 이하 류)
--녹음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애니메이션 녹음이 처음이라 녹음하면서도 정답인지 아닌지 모르겠더라. 10대 목소리를 연기하면서 너무 만들어지는 느낌을 줄까 걱정했다.(손)
▲'…여우비' 같은 경우는 손예진 누나랑 많이 맞춰보면서 연기했다. 사실 이성강 감독님과 한 번 작업을 했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손예진 누나는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를 하는 건데 내가 더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손예진 누나는 웬만한 성우 뺨치게 잘하더라.(류)
--양방언 감독의 음악에 어떤 매력을 느껴 초빙했나.
▲양 감독님 앨범을 예전부터 즐겨 들을 만큼 팬이다. '…여우비'를 기획하면서 양 감독님이 음악을 맡아주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양 감독님 음악에는 연민과 슬픔이 있으면서도 이를 안고 씩씩하게 뛰어가는 느낌이 함께 담겨 있다.(이)
--처음으로 하는 목소리 연기인데 감정 잡을 때 기존 연기와 차이점은 없었나.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때는 주어진 시나리오나 극본 안에서 대사를 가지고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면 된다. 이는 아주 익숙한 작업이다. 목소리 연기는 호흡을 맞추기가 힘들더라. 똑같은 입 모양도 그랬고 내 에너지를 목소리만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손)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경찰, '계엄해제 방해 의혹' 추경호 소환조사…통신 내역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