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에세이] 마음은 몸의 주인

입력 2006-12-21 15:58:07

육체의 운동이 얼마나 상쾌하고 훈훈한 마음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는 아름다운 산천이나 깨끗한 환경 속에서 운동이나 몸을 움직여본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대부분은 콘크리트 벽 속에 갇혀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이 편리인양 착각하고 있는것 같다. 자기의 몸이 가볍고 부드러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즐거움이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기계가 모든 것을 대신해 준다고 믿는 것은 자기 모독이고 자기 권리의 포기다. 반대로 지나치게 자유로우면 방종으로 흐르기 쉽고, 너무나 억압되면 난폭해지게 마련이다.

인간이라는 육체는 항상 충족시키고픈 욕정이 많아서 정신을 흐리게 한다. 흩어진 정신은 몸을 망치니 이것을 삼가하지 않으면 환자가 된다. 환(患)이라는 글자는 중심이 병들기 시작함을 의미하는데, 충성 충(忠)자 위에 입구(口)가 하나 더 붙어 욕심의 구멍으로 중심이 빠져드니 병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치심(治心) 즉 마음 다스리는 원리는 다른 게 아니라 호흡의 고요한 상태를 늘 유지할 수 있다면 가능한 것이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하겠다고 무리를 하거나 남에게 질수 없다고 욕심을 부리면 마음은 고달파진다.

이 모든 것이 경쟁 사회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하지만, 어느 하나 마음 편한 것이 못되어 흔들릴 수밖에 없고 흔들리다 보니 부딪혀 상하고 멍들게 되는 것이다.

만약 육체의 주인인 운전사가 근심, 걱정, 욕정 때문에 마음이 짓눌려 갈피를 못 잡고 허둥지둥 육신을 몰고 다니면 어떻게 될까. 뼈마디가 뒤틀리고 신경이 상하여 폐차처분을 당하듯 한심한 몸이 되고 만다. 육체를 살리는 것은 마음뿐이니 몸의 주인인 마음이 온전하면 몸도 온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정호 (테마한의원 한의학박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