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 미군 증파등 모든 옵션 검토"

입력 2006-12-21 09:41:12

"철수는 과격분자 대담하게 할 것"...육군·해병대 증원 연구 지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이라크 사태와 관련, "내가 원했던 만큼 이라크에서 빠르게 성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면서 이라크에 병력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송년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및 아프간전이 장기화되면서 육군과 해병대 증원 요구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 "육군과 해병대의 규모를 영구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이에 대해 연구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11.7 중간선거에서 반(反)이라크전을 선거전략으로 내세워 압승한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이 대이라크 노선을 시급히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 논란을 예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더 많은 병력을 보내는 것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고 추가파병도 그 옵션 중 하나이지만 추가 파병을 위해선구체적인 임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하지 않고 있다고 처음으로 시인한 것과관련, "이라크에서 미국이 행하는 노력들이 내가 원했던 만큼 빠르게 성공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라크연구그룹(ISG)이 2008년 초반까지 이라크 미군 철군을 건의한데 대해 "이라크에서의 승리는 달성할 수 있으며 나는 승리에 이르는 길을 따르고자 한다"면서 "이라크 미군 철수는 과격분자들을 대담하게 할 것"이라며 거듭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중동을 순방 중인 존 케리(민주.매사추세츠) 미국 상원의원은 미군의 이라크 증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케리 의원은 20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미 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군의 총 병력규모가 4만명 가량 증원돼야 한다고 '강병(强兵)'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그러나 포괄적, 정치적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 아래에서" 증강된 병력을 이라크에 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10만명을 이라크에 추가 파병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사상자가 더 늘고, 위험도 더 높아지고 폭력사태의 해결보다는 폭력사태의 악화를 초래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동의 지도자들이 이라크에서 '화해'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 근본적인 분열이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군을 아무리 늘려도 이라크 사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갖고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미군의 이라크 증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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