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잇몸이 붓고 자주 피가 나요

입력 2006-12-21 07:10:30

Q 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잇몸에 음식물 찌꺼기가 자주 끼고, 칫솔질을 하면 가끔씩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합니다. 잇몸이 붓기도 하고 냄새가 날 때도 자주 있습니다. 치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A.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잇몸이 붓고, 냄새 나고, 피가 나는 증상은 흔히 '풍치'로 알려져 있는 치주질환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치주질환은 치아 자체가 아니라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주조직(잇몸, 치조골, 치주인대)에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만성질환으로,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앞에서 말씀하신 증상 외에 잇몸이 내려가서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치아가 길어보이게 되며, 통증이 동반되고, 심하면 이가 흔들리고 빠지게 됩니다.

치주질환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치아 표면의 플라그(치태, 치면세균막)와 치석을 들 수 있습니다. 칫솔질이 올바르게 되지 않는 경우, 침착된 치태세균에 의해 생성된 독성물질이 치주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치조골에 치아를 잡아주는 치주인대와 치조골을 파괴합니다. 불규칙한 치열, 잘 맞지 않는 보철물, 흡연 등은 치태조절을 어렵게 해 염증을 쉽게 유발하며, 또 전신건강이 나쁜 경우, 세균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세균활동이 왕성해짐으로써 염증이 심해집니다. 또 임신이나 수유 등 호르몬의 변화,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전신질환도 치주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염증이 있는 잇몸의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스케일링(치석제거술)을 통해 치태와 치석을 없애야 하며, 초기 치주염의 경우에는 국소 마취를 해서 기구를 잇몸 깊숙이 넣어 치태, 치석과 염증 조직을 없애는 '치은 소파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행된 치주염의 경우에는 국소 마취 후 잇몸을 절개해 치아뿌리를 따라 깊은 곳에 존재하는 치석을 없애고, 치아 뿌리의 병적인 부분과 파괴된 치조골에 대한 처치를 한 뒤 잇몸을 다시 봉합하는 '치주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통상적인 치주치료는 주 1회씩 6~8회 정도의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후 잇몸 조직의 치유기간이 필요합니다. 즉시 염증이 사라지고 증상이 없어지기보다는 대개 3~6개월, 길게는 1년 동안에 걸쳐 서서히 치료 결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기간에 전문적인 치료 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치료 효과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초기 염증단계인 치은염의 경우 치료를 통해 정상치은으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진행된 치주염의 경우 치주 수술로 질환의 진행을 중단시키고 어느 정도의 치유는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괴된 치조골의 완전한 재생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치아의 유지가 불가능하므로, 잇몸 건강을 위해서는 예방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치주질환은 관리가 소홀한 경우 쉽게 재발하는 질환이므로, 치료 후에도 효과적이고 올바른 칫솔질을 해야 하며, 3, 6개월 간격의 정기적인 구강검진 및 스케일링을 받아야 합니다.

김미정(성원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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