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17일 대구 팀의 일원으로 대전에서 열린 방과후학교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시교육청과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T/F팀은 콘텐츠 개발과 동영상 자료 제작에서부터 부스 디자인, 홍보, 진행 등 페스티벌 준비를 위해 수십 차례 협의회를 거치면서 바쁘게 준비해 온 터였다.
대구 부스에서는 전국 최초로 독자 개발한 '방과후학교 온라인 지원시스템(afterschool.dgedu.net)'으로 타 지역 교사, 방과후학교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타 시·도에서도 시도하려다 이루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구 부스에 들러 방과후학교의 성공적인 정착을 당부하며 격려를 해줬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면서 대부분이 방과후학교와 관련해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면서 미래상이기도 하다.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이렇다.
첫째 유휴인력 활용을 더욱 활성화해야겠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동원중)처럼 대학생 보조교사제(멘토링)를 채용하는 곳이 많은 것도 이런 맥락인 것 같다. 한정된 예산 사정 속에서 방과후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대학생이나 주부, 전문성을 갖춘 퇴직인력 등으로 강사풀(Pool)을 구성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강원도의 한 학교는 군부대 인력을 강사로 쓰는 곳도 있었다.
두 번째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료수강권을 나눠주는 바우처제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료수강의 기회를 대폭 확대해줘야 교육격차 해소라는 방과후학교 취지가 잘 달성될 듯싶다.
세 번째는 학교 간 연계와 토요휴업일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방과후학교는 단위 학교별로 이뤄지다 보니 프로그램 내용이 중복되는 것이 많고,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좋은 프로그램도 한 학교에서는 유치하기 힘든 면이 많다. 몇 개 학교가 팀을 이룬다면 이런 문제도 해소될 수 있고, 우리 학교 학생이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여러 학교가 힘을 합치면 토요휴업일 특기·적성 교육 강화도 한층 쉬울 것 같다. 대구 학생들 경우 온라인 지원시스템을 활용하면 노는 토요일에 듣고 싶은 수업을 가까운 어느 학교에서나 수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학교의 지역사회화이다. 지역(또는 학부모)의 고민을 함께 걱정하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맞벌이 부부의 보육을 들 수 있겠다. 초등학교 경우 방과후학교 보육프로그램을 강화한다면 학부모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비전들이 실현되려면 해당 시·도 교육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인적·물적 지원이 없다면 이런 예견도 장밋빛 미래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김은주(대구 동원중 교사)
◇ 방과후학교 실무자로서 이번 행사를 다녀온 감회는 사뭇 남다르다. 교육부가 올해를 방과후학교 원년으로 삼고 역점 추진해 왔지만 현행 방과후학교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비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어촌 학교가 많은 경북은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곱절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경북도 교육청은 '희망찬 농·산·어촌 교육복지 서비스'를 주제로 내걸었다.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반딧불교실' 운영 모습과 시·군 기업체의 방과후학교 지원, 대학생·군인 등 지역 인적 자원 활용 모습 등을 이번 행사에서 선보였다. 특색 프로그램인 '선비문화체험', '가야문화 체험', '예술문화체험장 운영'과 오지 학생들을 위한 '경북사이버스쿨' 운영 등 23개 지역 교육청의 독특한 프로그램 운영 모습을 전시해 농촌학교 우수사례로 평가받았다. 노무현 대통령도 15일 경북도 교육청 부스를 방문해 격려하면서 농·산·어촌 방과후학교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워크숍과 세미나에 참가하는 동안 방과후학교에 대한 담당자들의 고민과 열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방과후학교 담당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어려움이 제기되자,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그 자리에서 해법이 도출되기도 했다.
가령 대부분 농촌학교들이 힘들어하는 강사고용에 대해서는 지역의 대학생이나 공무원, 산업체 관계자들을 활용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교사들의 업무를 줄여주기 위해서는 수강신청이나 과목개설을 온라인상에서 진행하자는 쪽으로 결론에 도달했다. 강사들의 고른 질을 확보하려면 교육부 차원에서 강사연수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시·군별로 교육수준의 격차가 큰 경북 경우 전국 단위의 강사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강사 채용문제로 인한 고민을 덜 뿐 아니라, 수업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대학 자원이 많은 서울, 대구, 울산 등 대도시에서는 대학생 멘토링이 용이하겠으나 경북 시·군에서는 이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항들은 도 교육청과 단위 학교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방과후학교는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 해결하자는 교육 복지 측면의 취지가 강하다. 방과후학교만 제대로 정착돼도 사교육 부담이나 지역간 교육격차가 크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택 경북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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