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늘푸른야학교 만학도 향학열 '후끈'

입력 2006-12-19 10:59:10

'가갸거겨' 한글 배우는 재미 "쏠쏠해요"

김천 남산동의 늘푸른야학교(교장 강국원)에서 초등반 과정을 공부하는 늦깎이 학생 11명. '지금 자면 꿈꿀 수 있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늘푸른야학교의 기치를 매일 되새기며 내년 5월 있을 초등 검정고시 합격을 위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16세부터 71세까지 나이도 다양하고 제때 배우지 못한 사연도 구구절절이지만 이들의 한결같은 목표는 내년엔 제대로 읽고 쓰는 것과 초등 검정고시 합격이다. 이들 대부분은 2003, 2004년에 야학교에 입학, 한글반을 거쳐 초등반으로 진학했다.

5월까지만 해도 학생은 13명이었지만 김홍련(45·농소면) 김명숙(53·아포읍) 씨 등 2명이 초등 검정고시에 합격, 중등반으로 진학했다. 김외돌(70·백옥동) 강희옥(52·지좌동) 씨도 함께 합격했으나 공부가 아직 부족하다며 초등반에 머물고 있다. 강창순(56·황금동) 김광희(53·지좌동) 씨 등 3명은 올 검정고시에서 6과목 중 3과목을 부분 합격해 내년엔 전과목 합격이 무난히 예상된다.

첫 고시에서 탈락했던 김수재 씨는 "3년 전 ㄱ자도 모랐던 걸 생각하면 스스로 너무 대견하다."고 으쓱해했다. 입학 4개월 된 박질연(71) 씨는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란다. 이들을 가르치는 신춘자(56) 교사는 6년 전 이곳 야학교에서 공부를 배워 2003년 고등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줄곧 교사로 봉사한다.

2000년 4월 문을 연 야학교는 8평 남짓한 4개 교실이 전부이지만 현재 이들을 비롯, 한글기초·중·고등반 등 100여 명이 만학의 길을 걷고 있고 김천 증산면의 한글반 분교를 합쳐 38명의 교사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경엽 김천 남산신경정형외과 원장 등 여러 후원자들이 있지만 늘 빠듯해 강국원 교장이 사비를 보탤 때가 많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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