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탄 차 훔쳐 낭패본 캐나다 차도둑

입력 2006-12-19 09:32:48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엔진을 켜놓은 채 잠시 자리를 비운 차를 훔쳐 달아나던 도둑이 뒷자석에 차 주인의 딸이 타고 있는 바람에 낭패를 봤다고 18일 캔웨스트 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쇼핑으로 혼잡하던 지난 주말 캐나다 에드먼턴 중심가엔 1시간30분간 비상이 걸렸다. 경찰 순찰차 40여대가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도난차량을 찾아 나선 것. 차 안에는 21세의 정신지체 여성이 타고 있는 것으로 신고돼 경찰은 더욱 긴박하게 움직였다.

차가 도난당한 것은 차 주인 부부가 딸을 차 안에 둔 채 잠시 드럭 스토어에 들어간 사이였다. 기회를 엿보던 자동차 도둑은 키가 꽂혀있는 1993년형 포드 에어로스타 미니밴에 올라타 쏜살같이 달아났다. 그러나 뒷좌석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불찰이었다.

도난 사실을 안 부부는 곧바로 경찰에 연락했고 에드먼턴 경찰은 기동순찰 인력의 4분의 1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차 안에 사람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도둑은 혼비백산했지만 정신연령이 5세 가량인 이 여성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반항하지도 않았다.

그는 경찰차가 깔린 거리에서 1시간여 동안 탈출을 시도하다 결국 다른 쇼핑센터 주차장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이 도난 차를 발견했을 때 여성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자초지종을 묻는 경찰에게 그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경찰서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부모가 달려온 것은 그 직후였다. 목격자들은 차 도둑이 미니밴을 세운 뒤 쇼핑 몰 안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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