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장하성펀드와 지배구조개선 합의"

입력 2006-12-14 10:12:17

2009년 상반기 유선방송계열 통합지주사 설립

앞으로 태광그룹은 유선방송사업 계열사를 통합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태광산업[003240]과 대한화섬[003830]은 장하성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1명씩을 선임키로 했다.

또 대한화섬은 유휴자산 활용계획 등을 수립해 내년에 주주들에게 발표키로 했다.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경영진이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합의했다며 14일 이같이 밝혔다.

펀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티브로드 천안방송 지분(67%)을 자사로 귀속시키기 위해,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보유한 티브로드 중부방송 지분 17.64%를 취득하고 중부방송과 천안방송을 합병해, 태광산업의 천안방송 보유 지분을 늘리기로 했다.

또 주요 유선방송회사의 지분을 태광산업 또는 태광산업의 자회사에 매각토록 해 태광산업의 실질적 기업가치와 지배권을 확대키로 했다.

대한화섬은 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유휴자산의 활용계획 및 전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내년 중에 주주들에게 경영진이 생각하고 있는 영업 및 자산효율성에 관한 최종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태광산업은 오는 2009년 상반기까지 유선방송사업자로서 소유구조의 투명성 증대 및 경영, 투자관리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태광그룹 계열의 유선방송사업 전 계열사를 모두 통합하는 지주회사를 신설하고 태광산업이 지주회사의 지분을 최소한 50%+1주를 보유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신설되는 태광그룹 유선방송사업 지주회사는 상장 등의 태광산업의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의 투명성, 독립성을 높이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각각 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며, 태광산업은 사외이사 2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과거 5년간 전직 회사 및 계열사 임직원은 사외이사에 선임될 수 없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핵심 경영진 중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겸직도 해소키로 했다.

감사의 독립성 강화 및 실질적인 기능 강화를 위해선 태광산업은 증권거래법상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키로 했으며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투명한 내부거래 절차를 제정하고 모든 계열사, 대주주,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에 대해서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 각각 감사위원회에, 펀드가 지명하는 사외이사에 각각 보고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주주중시 경영 및 윤리경영을 위해 회사별로 IR팀을 신설, 주가정책과 배당정책을 수립키로 했다.

펀드의 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펀드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기업가치가 지배구조 문제를 핵심으로 한 은둔의 기업이라는 인식 탓에 저평가돼 왔으나 대주주와 경영진이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인식해 개선 계획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실천키로 약속한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이 같은 변화로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지배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기업가치가 증가, 회사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펀드는 지난 8월 대한화섬 지분 5.15%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9월부터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지배구조개선 활동을 시작했다.

펀드는 태광산업에 대해 이호진 회장과 아들 현준씨가 전주방송을 이용해 태광산업 소유였던 티브로드 천안방송 지분 67%를 편취했다며 이사회에 개입권 행사를 요청한 데 이어 대한화섬에 주주명부열람 요청과 주주명부열람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었다.

그러나 최근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경영진과 펀드간 기업지배구조개선 논의가 급진전됨에 따라 대한화섬 측은 실질주주명부를 제공했으며 펀드측은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