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F, 남자핸드볼 재경기 수용 거부

입력 2006-12-14 07:17:37

한국, 페어플레이 정신 보이려 3-4위전 출전키로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 한국-카타르 준결승 당시 심판 편파판정과 관련 한국과 카타르가 공동으로 요청한 재경기 개최를 거부했다.

AHF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선수단장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한국과 카타르의 준결승은 적합한 경기였다. 양국이 합의한 재경기는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AHF 규정에도 없다. 따라서 핸드볼 경기는 AHF 규정에 따라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의 회신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다. 재경기를 수용할 경우 AHF 스스로 노골적인 편파 판정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판의 도움을 받아 결승에 진출한 카타르 조차 불공정 판정을 인정했기 때문에 AHF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핸드볼계로부터 강한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박도헌 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별로 기대도 안했다. 아무리 항의해도 꿈쩍도 안하기 때문"이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

앞서 카타르핸드볼협회 부회장과 감독은 12일 한국선수단을 방문해 "준결승 경기는 카타르의 뜻과 관계없이 매우 불공정하게 진행돼 유감"이라고 밝힌 뒤 "필요하다면 재경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이에 한국은 AHF에 카타르측과 합의한 재경기 개최 가능성을 묻는 공문을 보냈고 이날 중으로 회신이 없을 경우 3-4위 결정전 출전 여부를 심각하게 재고하겠다는 경고까지 했었다.

AHF가 끝내 재경기를 거부함에 따라 한국선수단은 3-4위전 출전 여부를 대한핸드볼협회와 논의한 결과 AHF의 횡포에 맞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끝까지 살리자는 뜻에서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박도헌(조선대) 대표팀 감독은 "이 경기를 거부하면 AHF는 내년 9월 일본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출전권을 박탈할 지도 모른다. '울며 겨자먹기'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또 편파판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승리해 동메달만큼은 목에 걸고 귀국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AHF는 센터백 백원철(다이도스틸)에 대해 3-4위전 출전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백원철은 카타르와 준결승전에서 벤치에 앉아 있다가 동료들에게 '힘을 내라'고 고함을 쳤는데, 심판은 이를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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