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8개구 인건비도 못 줄판

입력 2006-12-13 09:40:29

구.군 평균 재정자립도 3년새 12.5%P나 감소

부산의 1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007년도 자체 세입이 공무원 인건비 총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8개 구(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서구, 동구, 중구 등 8개구의 내년도 자주재원(지방세+세외수입)이 인건비 총액에 미달하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는 부산 기초단체의 재정자립도가 해마다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시가 시의회 예산결산특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22.1%였던 서구의 재정자립도가 2005년 17.7%를 거쳐 2007년에는 13.4%까지 떨어지고 2004년 47.4%였던 중구도 2005년 40.8%, 2007년 28.9%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부산시의 재정자립도가 2004년 72.7%에서 2007년 60.8%로 11.9% 포인트 줄어든 데 반해 구.군은 평균 37.3%에서 24.8%로 12.5% 포인트 감소, 가뜩이나 열악했던 구.군의 재정 사정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2004년 국세인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돼 지방세수가 줄고 부산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세가 걷히지 않는 것이 재정 위축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공무원 인건비를 예산안 편성에서 일단 제외한 뒤 중앙정부나 시에서 추가경정예산을 지원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예산 편성을 하지 못해 구정운영에 불확실성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2007년 재정자립도가 31.5%로 부산시 기초단체 중 비교적 높은 자주재원 확보율을 기록한 해운대구는 "인건비는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면서도 "이는 도로건설비, 업무추진비 등 필수사업비를 빼거나 대폭 줄인 결과"라고 전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기초단체의 재정자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예산이 모자랄 때마다 추가 지원의 칼자루를 쥔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다"며 "이 문제가 지방자치제의 기반을 흔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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