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스프린트 '총성 없는 총알 전쟁'

입력 2006-12-12 08:41:46

2006 도하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아스파이어홀 벨로드롬에서는 '총성 없는 총알 전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250m 트랙을 세 번 도는데 마지막 200m 스퍼트 기록으로 메달을 가리는 스프린트 종목이 보는 이들의 짜릿한 쾌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단거리 경주 또는 전력 질주를 뜻하는 스프린트(sprint)는 여러 명이 레이스를 펼쳐 정해진 거리를 달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방식의 경륜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레이스는 2명만 참가한다는 점.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추첨을 통해 두 선수 중 누가 먼저 앞에 설 것인지를 정하고 출발 신호와 함께 출발한다.

앞선 선수는 앞 자리를 내주기 않고 뒤에 오는 선수의 진로를 방해하기 위해 트랙의 앞과 뒤를 수시로 살피며 페달을 밟는다. 따라오는 선수는 앞 선수를 제치고 나서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처음에는 느리게 시작했다 200m가 다가올수록 속도를 내고 막판 스퍼트에서는 폭발적인 힘을 낸다. 마치 트랙을 뛰듯 양발과 페달은 한 몸이 돼야 한다.

시속 60㎞대 초반으로 선수들이 펼치는 레이스는 속도전의 최고봉이라 불릴 만 하다.

지구력보다는 언제 치고 나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작전과 순간적인 스피드 싸움이기에 인간 탄환의 대결인 육상의 100m를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팬들은 본격적인 스피드 싸움이 시작되면 아스파이어홀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내지르며 선수들을 격려한다.

1986년 서울 대회부터 채택된 스프린트에서 일본은 2002년 부산대회까지 5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현병철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11일 끝난 16강전에서 최래선(전주시청)이 11.302의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일본의 기타쓰루 쓰바사는 그보다 좋은 11초099의 기록으로 1위를 내달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보다 메달권 입상을 기대하고 있다.

스프린트 한국 기록은 2004년 트랙 월드컵에서 양희천이 세운 10초 407. 아시아기록은 일본의 나리타 가즈야가 2004년 작성한 10초216이다.

육상 100m 기록이 세계적인 스프린터의 출현으로 1년이 멀다 하고 새로 작성되는 반면 사이클 스프린트 세계기록은 1995년 캐나다의 커티스 하넷이 9초865을 세운 이후 11년째 묵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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