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직할조직 체계적인 역할 분담

입력 2006-12-11 10:49:03

공안당국이 일심회 총책인 장민호(44) 씨의 지령을 직접 받아 임무를 수행한 조직원들이 최소 2명 이상 존재한다는 정황을 포착함으로써 일심회 직할조직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역할 분담된 직할조직

구속기소된 일심회 직속 조직원인 손정목·이정훈·이진강 씨는 민노당 중앙당과 서울지역, 시민단체 분야를 각각 맡아 이 정당의 정책이나 지역 당원 성향, 시민단체 동향 등의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그러나 공안당국이 추가 수사 대상으로 지목한 다른 일심회 직할조직원들은 정치·군사, 제도권 정당 등 분야를 맡아 다양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일심회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됐음을 짐작게 해준다. 또, 장민호 씨가 모 대학 82학번 졸업자를 '경제사업 전담 조직원'으로 포섭하려 한 단서가 포착돼 일심회의 활동 범위가 경제분야까지 확장된 것으로 공안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일심회가 종(縱)적인 축으로 하부조직을 늘려 나가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이번 추가 수사에서는 일심회 조직의 횡(橫)축인 직할조직 단계부터 광범위한 체계를 갖추려 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 군 인사, 정치권 동향 등 북한에 보고

장 씨가 직할조직원들을 통해 입수해 북한에 올린 보고 내용을 보면 일심회의 활동 영역이 매우 넓다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북 보고 중 한국군 내 인사 관련 정보가 눈에 띈다.

공안당국이 직할조직원으로 파악한 A씨는 작년 상반기 장 씨에게 "육사 출신들의 홀·짝수 기수 차별대우와 마이너리티 출신 육참총장의 후배 봐주기 등이 중첩된 데다 인사 비리 투서 발생으로 군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군 검찰의 의도와 무관하게 육군본부 압수수색을 계기로 남 총장을 중심으로 한 군내 대북 강경파들의 입지는 극도로 축소됐고 이런 일련의 군내 역학관계를 분석한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이다.

장민호 씨가 작년 7월 직할조직원으로부터 입수한 '사업보고서, 반 박근혜 그룹 혹은 차기 대권 경쟁그룹 포함'이라는 문건에서도 일심회의 폭넓은 활동 반경을 엿볼 수 있다.

공안당국은 일심회가 민노당이나 시민단체 등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 안보기관 내부나 유력 정치권 인사들의 동향 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북측에 보고했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어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