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폐막 대구국제패션페어 '절반의 성공'

입력 2006-12-11 09:10:44

45억원 계약 성과…일반인 참여 저조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1회 대구국제패션페어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을 받았다.

소재 중심의 지역 섬유산업에서 탈피해 패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방위 섬유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반인들의 참가가 저조한 아쉬움도 남겼다.

이번 패션페어에선 지역 섬유업체가 내놓은 부직포로 만든 잠바나 바지 등이 중앙무대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부직포 의류를 내놓은 홍종윤 범상공 대표는 "보통 부직포 옷은 작업장 등에서 쓰이는 특수용이었지만 이를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패션 의류로 바꾸어봤다."고 말했다. 한지를 소재로 한 양말과 넥타이도 파격적인 접근 방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한지를 이용해 색상과 촉감에서 한국적인 맛을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한지누리사업단 임정희(26·여)씨는 "한지사가 다량 포함된 양말과 넥타이는 흡습성이 면섬유보다 3~5배로 높고 원적외선 방사 효과와 항균력도 있는 등 웰빙 시대에 걸맞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봉제기술연구소의 '뉴헬스웨어'도 문의를 많이 받았다. 벨트를 통해 맥박과 호흡, 운동량을 측정해 병원에 가지 않고 대구의료원을 통해 데이터가 전송되면 이를 담당의사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제품. 정재훈 한국봉제기술연구소 연구개발부 과장은 "대학생들이 이 제품을 모티브로 해 패션 방향을 잡으려고 문의를 하거나 스포츠과학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했다.

이런 다양한 패션 의류들은 일부 관람객들의 호응도 얻었다. 여홍대(59·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씨는 "의류 소재들이 시중에서 잘 접하기 힘든 것들이 많아 볼 만 했다."고 말했다. 정희진(19·여·계명대 자연과학부 1년)양은 "천연염색 옷이나 한국 글자가 새겨진 옷 등 볼거리가 적잖았다."고 했다.

중국 바이어들을 중심으로 한 현장 계약도 활발했다. 한국봉제기술연구소 19억 원, (주)혜공 10억 원 등 모두 45억 원의 현장계약 성과를 올렸다. 박지주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상무이사는 "짧은 기간에도 실질적인 준비를 한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2개월의 촉박한 준비 일정으로 인한 홍보 부족에 쌀쌀하고 궂은 날씨가 겹쳐 일반인들의 방문이 저조한 것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최재영(19·계명대 경영학부 1년)군은 "전시 제품에 비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전시회가 썰렁했다."고 말했다. 박 상무이사는 "일반인과 대학생의 참가가 저조했고 지역 섬유업체 관계자들의 호응도 빈약했다."고 평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 관람객 수는 모두 8천600여 명으로 당초 예상했던 2만여 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행사 운영 미흡과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를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김혜란(20·여·계명대 패션마케팅과 1년)씨는 "단순히 의류를 전시만 해놓아 무슨 소재로 만들었는지, 무슨 특징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박 상무이사는 "안경이나 주얼리, 양산 등의 지역 업체 참가도 유도해 토탈 패션 전시회로 키울 생각"이라며 "내년부터는 가을에 정기적으로 개최해 봄 소재전시회인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함께 지역의 모든 섬유업체들이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대회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