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보다 봉급 많은(?) 케냐 대통령

입력 2006-12-10 17:14:36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아프리카 빈국 케냐의 의회가 대통령의 봉급을 186%나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케냐 의회는 지난주 음와이 키바키(75) 대통령의 월급을 186% 인상한 3만 달러로 정하고 수당도 1만8천600 달러로 인상했다고 케냐 관리들이 밝힌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대통령의 월급및 수당을 합한 연봉은 총 57만 6천 달러에 이르게 된다.

사업가 출신의 갑부인 키바키 대통령은 이미 아프리카의 정상들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있으며 상당수의 서방 국가 정상들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대통령 연봉 인상에 대해 거리의 시민들은 "매우 충격적이며 무도한 행위"라고 비난의 목청을 높였다.

케냐 국가 인권위원회의 마이나 키아이 위원장도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우리 나라 대통령은 이미 미국 대통령보다 높은 봉급을 받고 있다"면서 대통령 자신이 봉급 인상안을 거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과 부인 로라 여사가 작년에 모두 61만 8천694달러의 수입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대통령 봉급으로 받은 것은 40만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도 지난 8월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의 월급이 26만3천루블(1만달러)로 푸틴 대통령의 월급액(16만8천루블) 보다 10만루블이나 많다면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메리 맥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월 3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세의 한 학생도 나이로비 대학을 비롯한 대학들이 만성적인 재원 부족으로 최근 학생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나 의원들이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는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대변인은 반 부패 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정부 관리들의 월급이 대통령보다 많다면서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월급이 다른이의 월급보다 작은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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