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왼발 두 방이 승부를 갈랐다.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28년만에 맞붙은 남북 남자축구 대결에선 23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 선수 중 가장 왼발을 잘 쓰는 김치우(23.인천)와 염기훈(23.전북)이 톡톡히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북한의 초반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전반 31분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왼쪽 풀백 김치우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20m 캐넌슛을 왼발 논스톱으로 꽂아넣어 기선을 잡을 수 있었다.
'왼발 스페셜리스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염기훈도 3분 뒤 승부의 추를 한국 쪽으로 기울게 하는 추가골을 가벼운 왼발 터치슛으로 꽂았다.
한국은 지난 6일 8강 진출이 걸린 바레인전에서도 오범석(22.포항)이 왼발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꽂았다. 이번 대회에선 고비마다 왼발이 한 건씩 해낸 셈이다.
김치우도 처음이 아니다.
도하에 입성한 직후인 지난 달 28일 처음 치른 약체 방글라데시전에서도 베어벡호의 공격은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그 때 박주영(21.서울)에게 득점의 물꼬를 열어준 게 바로 김치우의 기막힌 왼발 크로스였다.
'정확한 크로스로 집중력을 높이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했다는 김치우는 딱 한 번 찾아온 찬스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게 결코 쉽지 않을 걸로 예상됐던 대결에서 의외의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기뻐했다.
스스로 '중동 체질'이라고 밝힌 염기훈도 지난 달 대표팀이 도하에 들어오기 전 두바이에서 가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최종 평가전에서 왼발 득점포를 쏘아올려 감각을 조율한 게 마침내 귀중한 열매로 돌아왔다.
염기훈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 전북이 중동의 복병 알 카라마(시리아)를 꺾고 우승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그 때부터 중동 원정에선 어떤 팀을 만나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염기훈은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우리 목표는 남북대결이 아니라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며 "자만하지 않고 남은 준결승과 결승을 차분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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