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바람의 속도로 '금빛 점프'

입력 2006-12-10 10:44:09

육상 세단뛰기 金 기대주, 안경쓰고 '초속 10m' 도약

'홉(Hop)→스텝(Step)→점프(Jump)'

한국 육상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기대주 김덕현(21.조선대)이 11일과 12일(이하 한국시간)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세단뛰기에서 황금빛 도약을 꿈꾼다.

김덕현은 이미 '마의 17m 벽'을 넘어 세계 25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아시아에서 그보다 더 멀리 뛴 선수는 중국의 리양시(17m12)뿐이다.

불과 5㎝. 1년만에 30㎝ 가까운 기록 신장세를 보인 김덕현이라면 충분히 넘어설 격차다. 홈팀 카타르의 경찰관 도약 선수 압둘라지즈 함디도 복병이다.

열쇠는 테크닉과 스피드.

세단뛰기는 '기술 종목'이다. 파워가 절대 요소인 멀리뛰기와 달리 리듬을 타야한다. 그게 바로 '홉, 스텝, 점프'다.

도움닫기를 해 첫 발구름을 할 때가 홉, 그 다음 두 번째 발이 스텝, 마지막 온몸을 죽 당겨 세 번째 도약하는 게 점프.

김덕현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3주 전지훈련을 하고 지난 3일 도하에 온 박영준 한국체대 교수는 "스피드와 테크닉을 집중적으로 길렀다"고 했다.

그는 "그냥 세 번 뛰는 것 같지만 각 동작마다 특성이 다르다. 덕현이가 3단계 연결 기술을 제대로 터득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희망적인 대목은 스피드.

세계 정상급 선수라면 발구름을 할 때 속도가 초속 10m에 도달해야 한다. 100m를 10초에 뛰는 '순간 스피드'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바람의 속도'를 내야 강력한 도약을 할 수 있다.

보통 45m 도움닫기를 하는 김덕현은 늘 스피드가 부족했다.

전남 벌교 출신 시골 소년은 고교시절 하체 웨이트(스쿼트)를 단 한 개도 해낼 수 없을 만큼 '약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프에 관한 한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났다.

이제 자질에다 기술, 스피드를 동반해 금메달이 보인다는 게 박 교수의 전망이다.

김덕현은 "긴장을 즐기면서 뛰겠다. 어차피 긴장할 거라면 그 자체를 즐기는 게 낫다"고 했다.

나안 시력 0.1이 되지 않는 김덕현은 그냥 보통 안경을 쓰고 뛰기로 했다. 고글, 콘택트렌즈 등 다른 것도 검토했지만 '평소 하던대로'를 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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