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의 전쟁' 승자와 패자

입력 2006-12-09 07:37:59

다이어트는 유행이다. 수많은 다이어트식품과 약이 보급됐고 독특한 이름이 붙은 다이어트법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등 다이어트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살과의 처절한 사투'에서 승리한 사람과 좌절한 사람을 만났다.

#이렇게 성공했어요

이민아(29·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는 170cm의 키에 55kg로 날씬하다. 하지만 불과 수년 전까지 이 씨의 몸무게는 82kg에 달했다. 이 씨는 대학교에 입학한 뒤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공대생이었다는 이 씨는 '홍일점'이었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별명도 '헐크'였다. 체격이 큰 데다 치아교정기를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너 나중에 시집갈 수 있겠느냐."는 등 남학생들의 놀림과 괄시를 받으면서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때부터 '살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제일 괴로웠던 것은 단식원에 갔을 때였다. 15일 동안 물만 먹고 버텼다. 운동까지 병행했다.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는 이 씨는 "옆에 있는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힘겨운 단식을 통해 8kg 체중감량에 성공했지만 이내 '요요현상'으로 예전 몸무게로 돌아왔다.

이 씨가 다시 매달린 것은 운동.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하루 4시간씩 운동에 몰입했다. 헬스장 관계자가 "그렇게 하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이 씨는 런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또 달렸다. 결과는 또 실패였다. 15일 정도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끝내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야만 했다.

이 씨는 수많은 다이어트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었다. 무리하고 힘든 다이어트는 지양하고 체계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이때부터 3~4개월 정도 꾸준하게 관리하고 난 뒤 체중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빠진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식품을 먹었기 때문에 늘 배고픈 상태였지만 참을 만 했다. 당시 49kg까지 감량했지만 주위에서 너무 말랐다고 말해 다시 55kg으로 체중을 늘렸다.

살이 빠진 이 씨에게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살이 빠진 뒤 자신감이 생기면서 공부도 잘 됐고 아르바이트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남자친구들의 데이트 신청도 급증했다.

이 씨는 현재 체중관리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2년전부터 셀프다이어트 관리원을 창업해 자신만의 다이어트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는 것. "제가 너무 어렵게 다이어트를 시도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좀더 쉬운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적합한 다이어트방법을 찾는다면 누구라도 살을 뺄 수 있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이래서 실패했어요

대구지역 병원들의 비만클리닉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급격한 다이이어트로 인한 폭식과 잦은 회식을 들고 있다.

박진영(38·대구시 북구 침산동) 씨가 대표적이다. 179cm에 83kg인 박 씨가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유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잦아지고 있는 회식 때문이다. 1주일에 다섯 번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하고 있지만 연말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운동을 못하는 데다 폭식을 많이 하게 됐다. 직장인인 박 씨는 "잦은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면 일주일 운동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서 "모임이 이어지는 한 다이어트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효진(23·대구시 달서구 장기동) 씨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다이어트를 통해 몸무게를 65kg에서 60kg으로 5kg 줄였지만 최근 다시 몸무게가 예전 상태로 돌아왔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너무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하면서 음식량을 급격하게 줄여 배가 고픈 데다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폭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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