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외국인 어딜 주로 갈까

입력 2006-12-09 07:50:38

볼거리 적어 2004년 이후 관광객 감소세

7일 오전 대구시 중구 약령시전시관. 일본에서 온 관광객 6명이 아침 일찍부터 전시관을 찾아 '한방투어'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우라 마사히데 씨는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인 한국 한방문화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매우 좋다."며 약재 등 전시물들을 꼼꼼하게 구경했다. 재일교포 이남이(여) 씨는 "산이나 들에서 자란 풀들이 이렇게 약효가 많은지 미처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대구를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어디를 구경할까? 그들의 행선지를 따라가며 '관광도시 대구'를 위한 해답을 찾아보자.

▶외국인이 꼽는 대구의 3대명소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녹동서원.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달리 많이 찾는 곳이다. 매달 많게는 1천여 명, 적게는 100명에 이르는 일본인이 방문한다. 지난 9월엔 1천89명이나 다녀갔다. 관광객 가운데 90% 이상이 일본인.

녹동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화, 왜적에 대항한 모하당 김충선 장군의 위패가 모셔진 곳이다. 김 장군과 연고가 있는 일본인들은 물론 역사를 배우러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꼭 찾고 있다. 달성군청 한 관계자는 "녹동서원은 역사란 테마를 갖춰 일본인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방송된 후 각광받는 명소가 약전골목과 약령시전시관. 지난 달 말까지 약령시전시관에는 외국인 2천593명이 찾았다. 국적별로는 일본인이 1천882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미국인(273명), 유럽인(165명), 중국인(102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인기를 끄는 테마는 한방차 시음, 족탕 및 지압 체험 등. 체험은 상품 구매로도 이어져 홍삼 절편 등을 많이 사가고 있다. 약령시전시관 한 관계자는 "한방에 관심을 갖는 일본인이 많아지면서 관광객 수도 느는 추세"라며 "침을 맞기 위해 중국 대신 약전골목을 찾는 일본인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팔공산 동화사도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다. 매달 500~800명 정도씩 찾고 있으며, 일본인과 중국인의 비중이 전체의 60~70%에 이른다. 최근에는 둔산동 경주 최씨 옻골 전통마을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대구 동구청 문화관광계 이순연 주임은 "동화사는 팔공산과 연계 관광이 가능하고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옻골마을은 하회마을처럼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펴볼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얘기했다.

▲"테마·체험 관광으로 가야"

7일 약령시전시관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의 대구 관광은 '달랑' 약령시전시관 하나에 불과했다. 가이드를 맡은 박미희(여) 씨는 "일본에서 온 관광객의 경우 안동 하회마을이나 합천 해인사, 경주 등을 많이 찾고 있다."며 "대구엔 별다른 관광 명소가 없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소에만 머물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추세다. 올들어 10월말까지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호텔 숙박인원을 기준으로 6만7천844명. 지난 해 같은 기간의 7만4천207명에 비해 6천363명(8.6%)이나 줄었다. 2004년 한 해 관광객이 11만3천여 명인 것과 비교해서는 큰 폭 감소한 것.

때문에 대구의 호텔 등 관광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관광명소 발굴과 상품 개발이 매주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침 대구시는 대구의 특성을 살린 체험·테마 관광상품을 개발, 관광객 적극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구패션·뷰티 투어, 한방 웰빙투어, 명물·명소 워킹투어 등을 내놨거나 추진 중이어서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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