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약자 은행 멀어 발만 동동
대구지역 은행들이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 등 기초생활대상자가 주로 입주해 있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365자동화코너'를 설치하기를 꺼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 500가구 이상 규모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12곳 가운데 '365자동화코너'가 가동되고 있는 곳은 6일 현재 6군데로 조사됐다.
이 중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대구 달서구 본동아파트와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주공1단지 아파트.
대구 본동아파트에는 1천234가구가 입주해 있지만 아파트 안은 물론 인근에도 '365자동화코너'를 찾을 수 없어 주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1천원씩 수수료를 물면서 상가 슈퍼마켓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를 대신 쓰고 있다.
864가구가 사는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1단지에는 그나마 현금 입출금기조차 없어 현금 입출금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1㎞ 밖의 가장 가까운 은행 지점까지 10여분 가량을 걸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안심1단지 주민 과반수를 차지하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노약자들은 입출금 등 간단한 서비스를 받으려 해도 아파트 관리소 직원이나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급할 때는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택시를 타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수수료와 교통비 등 명목으로 부유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금융서비스에 지불하는 역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현금 인출기가 마련돼 있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서비스를 받는데 불편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2천824가구가 입주해 있는 달서구 상인동 비둘기 아파트에는 현금입출금기가 2대 뿐이고, 2천364가구가 살고 있는 대구 월성2단지도 현금입출금기가 2대에 불과하다.
대구지역 500가구 이상 규모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12곳에는 1만8천500가구나 되는 주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현금인출기는 대구은행이 설치한 12대 뿐이다.
4천200여가구 규모의 수성구 황금동 롯데캐슬아파트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대구은행 등 3개 은행이 설치한 현금입출금기가 13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안쓰러울 정도다.
은행들이 영구임대아파트에 '365자동화코너' 설치를 꺼리는 이유는 적자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현금입출금기 1대를 놓는 데는 2천500만원이 들고 현금입출금기 2대를 갖춘 '365자동화코너' 부스를 유지하는 데는 연간 대략 3천500만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초생활대상자가 입주민의 80%에 달하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365자동화코너' 부스를 설치한다면 투자비용은 커녕 유지비조차 회수하지 못한다는 것.
대구지역 영세민 아파트 단지 8군데에' 365자동화코너'를 운영 중인 대구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익만을 따진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약자 등 은행에 오기 힘든 분들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영세민들은 운용하는 돈의 규모는 적을 지 몰라도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은행들이 이익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일정 규모 이상의 영세민 아파트에는 '365코너'를 마련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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