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회의장소로 뜬다…'슬기마루' 예약 밀려

입력 2006-12-05 10:42:06

증권예탁결제원 대구지원은 오는 8일 지역 기업 주식업무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연다. 회의장소는 동대구역이다. 예전엔 관공서 회의실을 빌려 이용했지만 이달부터 회의장소를 동대구역으로 바꿨다.

"경북의 기업 관계자들도 오기 좋고, 대구시내 각지의 기업 관계자들도 오기 편한 곳이 없나 물색했더니 기차역이 '딱'이더군요. 경북 사람들은 기차 또는 고속버스로, 대구 사람들은 지하철로 시간 맞춰 올 수 있으니 이만한 곳이 없어요." (김영민 증권예탁결제원 대구지원장)

동대구역이 대구·경북 기업과 전문직업인 등의 새로운 '회의 장소'로 뜨고 있다. KTX개통 이후 기차 이용 수요가 늘면서 동대구역이 '회의 집결지'로 안성마춤이란 것이다.

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협회 대구경북지회는 1일 오후 컨설턴트들에 대한 교육 행사를 동대구역 회의실인 '슬기마루'에서 열었다. 이 단체는 과거엔 학교 등을 빌려 회의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슬기마루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교통이 너무 편리해 각지의 컨설턴트들이 모이기에 이만한 곳이 없더라는 것.

이 단체 김경도 지회장은 "최근 전국적으로 회의수요가 역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역 또는 역세권에서 회의를 해야 모이기가 쉽다."고 했다.

동대구역 회의실 누리마루는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문 연 첫달인 9월엔 잘 알려지지 않아 8건의 회의만 열렸지만 다음달인 10월엔 11건으로 증가했고, 지난달엔 17건, 이달에도 예약된 것만 15건이 넘는다.

기업들의 회의 수요가 가장 많고, 의사·변호사·컨설턴트 협회 등 전문단체의 모임도 비슷한 비율을 차지한다. 최근엔 시민단체나 공공기관의 회의 개최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 바깥에서 오는 참석자들이 많은 회의의 경우, 역에서 회의를 하면 시내 중심가 회의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탓이다.

슬기마루는 대회의실과 소회의실 2곳으로 이뤄져있으며, 빔 프로젝트와 노트북 등이 구비돼있다.

한국철도공사 대구지사 동대구역 김경우 대리는 "서울역·대전역 등에도 회의실이 있는데 이 곳 역시 최근 회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동대구역 경우, 서울에서도 100분만에 올 수 있고 지하철1호선이 통과해 대구시내에서도 쉽게 올 수 있는 만큼 회의실 임대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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