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정상애 대구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부회장

입력 2006-12-05 08:36:59

"매년 학생상담을 나가보면 수업이 없는 중3·고3 하반기를 어영부영 보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상담을 통해 평소의 고민을 해결하고 장래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말 값진 경험이 아닐까요?"

정상애(51·여) 대구시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부회장은 겨울방학이 시작하기 전 이맘때면 바빠진다. 300여 명의 봉사자회 회원들과 함께 학교를 방문해 상담활동을 하다 보면 늘 뿌듯함을 안고 온다. 올해로 꼭 12년째. 정 씨는 금년에도 지난 달말부터 16일까지 대구 41개 중·고교를 찾아가 다른 자원봉사들과 함께 상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제는 '꿈을 찾는 사람들'. 학교 폭력 예방과 진로 탐색이 내용이다.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면이 많아요. 어떨 때는 철이 많이 들었다 싶은 반면에 또다른 때는 실망스런 일도 많습니다."

정 씨와 자원봉사자들은 교실에서 직접 상담을 한다. 한 개반을 5개 팀으로 나눠서 고민거리를 듣고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식이다.

"폭력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깜짝 놀랐어요. 폭력에는 물리적인 것도 있지만 왕따같은 정서적 폭력이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언어적 폭력도 있거든요."

정 씨는 폭력에 대한 상담을 할 때면 '마음 다스리기'에 대한 요령도 함께 일러준다고 했다. 화가 났을 때의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 학생들끼리 비교하다보면 화의 근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는 것도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봉사자들은 '흥미탐색 리스트'를 이용해 아이들 스스로 관심있어 하는 직업과 직종을 선택하게 해 적성과 취미를 찾아준다.

"자기 장래에 대해 '요즘 애들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른보다 뚜렷한 소신을 가진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냥 '좋은 대학 가겠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무엇이 되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똑바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정 씨는 상담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은 나를 제대로 보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을 2~3시간씩 해보면 아이들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자기들이 직접 상담을 받아 보니 자신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친구사이든 마음을 터놓는 상담은 청소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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