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분양 받아놓고 몇년째 '빈땅'…대부분 '투기성'

입력 2006-12-01 09:35:10

'기한내 개발' 규제 필요

인기리에 분양된 택지개발지에 정작 건축은 되지 않고 있다. 수년째 방치돼 잡초만 무성해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시균형개발 등 택지개발 목적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분양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탓으로, 택지 분양을 받은 후 일정기간 내 건축 등 개발행위가 없을 경우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농촌공사 구미지사가 2004년 9월 개발 분양한 김천 봉산지구 문화마을 주택용지 40필지(118~172평형)는 우선순위를 따져 분양하는 경쟁까지 치렀으나 2년이 넘은 지금 주택 신축은 3가구에 불과하고 대부분 잡초만 무성하다.

김천시가 지난해 4월과 8월 미분양된 공동주택용지를 단독주택용지로 변경해 분양한 아포읍의 한지 택지개발지구 63필지(5천300여 평) 역시 10대 1 정도의 경쟁률 속에 추첨으로 분양자를 가렸지만 현재 건물이 들어선 건 거의 없다. 봉산면 주민들은 "분양 때 KTX 역사가 근처에 들어선다는 등 소문으로 실수요와 상관 없이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영수 한국농촌공사 구미지사 과장은 "실수요자들이 분양을 받지 않아 건축이 늦어지는 것 같다. IMF 이전에는 분양 받은 후 2년 이내 건축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런 규제가 없다."고 했다.

포항에서도 한국농촌공사 포항지사가 200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송라면 상송리에서 67필지 1만 2천여 평 규모의 한계농지개발사업을 벌여 지난해 모두 분양했으나 지어진 집은 3채에 불과하다. 분양받은 이들 중 송라면 주민은 30% 미만이며 나머지는 포항시내 및 외지인들의 소유로 알려져 역시 투자성 분양에 따른 개발 저조로 분석됐다.

1만 4천여 평 규모로 2000년 단독택지 69필지가 분양된 경산 남천문화마을 역시 분양 7년이 지났으나 30여 필지 땅이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김수오(59) 남산면주민자치위원장은 "부동산 투기를 노리고 택지를 분양받은 외지 소유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분양 당시 가격은 42만 원이었나 현재 건축되지 않은 땅은 평당 60만 원 선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에서는 최근 10년간 지주들이 환지방식으로 구획정리사업을 벌였으나 인구가 줄고 상권 등이 개발되지 않는 바람에 많은 지역이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다.

문경읍 하리택지구획정리지구는 96년 11만 5천여㎡가 조성됐으나 10년이 지나도록 이 중 50% 정도에만 연립주택 등이 입주했다. 문경온천지구도 2001년 25만 3천여㎡가 조성됐으나 모텔 등이 들어선 지역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모전동 종합운동장 건너편 여정단독택지지구 19만 5천㎡ 역시 2000년부터 조성이 시작돼 3년 전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