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오조준으로 바람 뚫는다'

입력 2006-11-30 08:14:01

"사막바람이지만 아테네올림픽 때와 비슷하게 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국 사격 에이스 진종오(27.KT)는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세일사격장에서 연습을 마친 뒤 바람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15회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종합 2위 수성에 앞장 설 사격대표팀에 바람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도 있다는 계산이다.

실외에서 치르는 50m 권총과 소총, 클레이종목에서 '오(誤)조준' 훈련으로 충분히 대비했기 때문이다.

오조준은 탄환이 바람의 영향으로 바뀌는 궤적을 예상해 사격하는 훈련 방법이다.

직선으로 날아가는 총알은 오른쪽과 왼쪽에서 부는 바람의 맞은 편인 7시나 5시의 시계방향으로 약간 낮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총구를 바람이 오는 방향에 맞춰 약간 위쪽으로 겨눈 채 격발하면 표적을 정확히 명중한다.

사격대표팀은 12월이면 카타르에 바람이 심할 것으로 보고 출국전까지 충북 청원종합사격장에서 50m 소총 종목을 중심으로 오조준 훈련을 강도높게 소화했다.

카타르보다는 바람이 약하지만 실제 경기시간에 맞춰 대표팀 훈련을 오전부터 하다보니 간간이 바람이 불면서 실전훈련에 좋은 여건이 마련됐다.

또 세계 최강 중국이 강한 바람에 고전할 경우 한국은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강했던 소총에서 세계 최강 중국에 밀려 2인자에 머물고 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이 강한 바람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예상 외의 결과가 속출하면 한국 선수들은 좋은 성적표를 손에 쥘 수 있다.

차영철 여자 대표팀 50m 소총 코치는 "강한 바람이 사격 성적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한국이 중국보다 약한 종목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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