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끌어오기 등 난관…공사비 천문학적
'○○천 생태하천 계획', '○○천 생태공원 조성'
지난해 서울 청계천이 생태하천으로 변신해 대성공을 거둔 이후 생태하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의 소하천의 경우, 생태하천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소하천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건설사 분양 광고에는 '생태하천 및 생태공원'과 관련한 문구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또 아파트 관련 대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생태하천이 들어설 만 한 대구 소하천들에 대한 '토론'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과 함께 살길 바라거나 생태하천 조성으로 아파트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 수도권 사례가 재현되길 원하기 때문.
대구의 하천은 모두 24곳. 그 중 시내를 통과해 콘크리트로 복개가 이뤄진 곳은 범어천, 진천천, 달서천 등 3곳이고 나머지는 외부로 드러나 있다. 이 가운데 몇 몇 하천 주변에 아파트 입주 및 신축 공사가 한창이어서 생태하천화 얘기가 심심찮게 터져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대구 행정기관이나 환경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비관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인천시가 도심을 지나는 5개 하천을 생태하천화 한다고 발표하는 등 서울 청계천 이후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유사 계획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대구의 사정은 수도권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태하천 공사에는 천문학적 재정이 들어간다. 시멘트 덩어리를 걷어낸 뒤 자연 친화형 블록을 새로 심어야 하고, 말라붙은 하천에 다시 물을 흐르게 하려면 금호강, 낙동강물 등을 끌어들이기 위한 관로와 대형 펌프장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복개천의 경우는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기존 주택가와 상가 보상비까지 지급해야 해 대구시나 구·군청 재원으로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그나마 물길을 끌어오기가 가장 쉬운 곳으로 수성구 범어천을 들고 있다. 대구시설안전관리사업소가 신천하수처리장에서 거른 깨끗한 물을 펌프와 관로를 이용해 용두교까지 보낸 뒤 신천 강물로 활용하는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방법이다. 범어천의 출발지점인 두산오거리와 지산하수처리장 거리가 500m 정도에 불과해 물을 끌어오기가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범어천의 생태하천화도 쉽지 않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전체 6km에 달하는 범어천 중 미복개 구간은 1.5km"라며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려면 나머지 4.5km 복개 구간을 뜯어야 하는데 주변 교통 사정과 공사비를 생각할 때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생태하천까지는 아니지만 친환경 하천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북구 팔거천의 경우 건설교통부가 수해 가능성이 큰 곳에 국비를 지원하는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이에 팔거천엔 오는 2011년까지 국·시비 등 101억7천만 원이 투자돼 8.1km 구간에 주민들을 위한 다목적 구장과 생태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산책로, 잔디광장 등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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