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맨' 박주영 득점포 시동…2골 폭발

입력 2006-11-29 06:27:27

"처음 온 아시안게임 분위기 재미있다"

'도하의 영웅' 박주영(21.서울)이 카타르 도하에서 다시 한번 펄펄 날았다.

박주영은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북서쪽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방글라데시와 2006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2차예선 첫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득점포에 시동을 걸었다.

박주영은 전반에는 벤치를 지키다 후반 들어 오범석(포항) 대신 교체 출전, 팀 동료 정조국과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는데 박주영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전반 내내 상대 밀집 수비에 공격 루트를 제대로 찾지 못하던 한국은 곧바로 공격에 활기를 띠었다.

박주영은 특히 한 템포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상대 골문을 흔들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김치우(인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아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고, 후반 29분에는 정조국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달려들며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박주영에게 도하는 기분 좋은 추억을 간직한 장소. 20세 이하 청소년대표였던 지난해 1월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국제축구대회에서 무려 9골을 몰아넣으며 우승컵과 득점상, 최우수선수상(MVP) 등 상이란 상은 독식했다.

우크라이나전(3-2 승) 해트트릭을 포함해 자신이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두 골 이상씩을 터뜨리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과시했던 것이다.

올해 프로 2년차인 박주영은 독일월드컵 이후 팀내에서도 주전으로 뛰지 못한데다 성인 대표팀 명단에서 계속 탈락하며 슬럼프에 빠졌었다. 하지만 박주영의 슬럼프 극복을 믿은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도하 원정길에 박주영의 이름을 과감히 집어넣었다.

신뢰를 지키려는듯 박주영은 최근 골 감각을 되찾았다. 지난 14일 일본과 올림픽대표팀 간 평가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었고, 도하 입성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가진 현지 클럽 알 자지라 2군 팀과 연습경기에서도 골 맛을 봤다.

'도하의 영웅' 박주영이 한국 축구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동시에 병역 문제 해결이라는 희망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영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카타르에 다시 온 건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아시안게임에 처음 와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선수촌에) 사람들도 많고 재미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기 도중 크게 넘어졌지만 허리는 괜찮다는 그는 "포워드 역할도 있고 미드필더진에서 도와줄 수 있는 역할도 있는데 어떤 자리에 서든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 오늘 경기에선 중앙에 상대 수비가 너무 밀집돼 있어 사이드쪽에서 공격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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