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12월호…'문학과 돈' 특집으로 꾸며

입력 2006-11-28 07:04:32

문학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또 작가에게 있어 돈은 어떤 의미일까?

월간 '현대문학'이 돈과 문학에 대한 네 편의 글을 모아 '문학과 돈'이란 주제로 12월호 특집을 꾸몄다.

"그 어느 시절에도 돈에 무심했던 소설은 없었다." 문학평론가 김주연(65)은 '돈의 이데올로기-한국소설 한 세기의 풍경'에서 "돈이 전면에 나타나지 못한 경우는 있었으나, 어떤 의미에서 우리나라 소설은 돈에 얽매여 있었다"고 분석했다.

8.15와 이데올로기의 대립, 한국전쟁 등 '죽음에 직면해 절규'하느라 한때 돈에 무심했지만, 1970년대 산업화 시대를 맞으면서 돈이 소설 속으로 진입했다. 조세희·황석영의 등장 시기인데, 특히 노동자의 열악한 삶을 그린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표적 사례.

문학평론가 김화연(64)은 '현대시는 돈을 어떻게 쓰는가'라는 글에서 "시인도 월급에 목을 매는 일반 소시민과 다를 바가 없다"며 "다만 시인은 자신의 궁핍을 통해 민중의 궁핍을 끌어안는다"고 했다.

이경철(51) 랜덤하우스코리아 주간은 '모두가 금전망자(金錢亡者), 벼슬지상으로 갔다'라는 글을 통해 "문인의 가난이 아니라 돈을 벌려는 문학작품이 문제"라며 "가난을 수긍, 초월하면 절제된 절절한 문학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최재봉(45) 한겨레신문 기자는 "한국에는 문학상도 많지만, 상의 규모와 수준을 작품의 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며 '시(詩)는 궁해진 뒤에 더 좋아진다'(詩窮而後工)고 꼬집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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