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구대 근무체제 개편…근무여건↑·치안상태↓

입력 2006-11-27 08:47:13

경찰이 전국 각 경찰서 지구대에 도입을 추진 중인 '4개팀 2교대 근무'가 직원들의 과로를 막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지만 같은 시간대 근무하는 인원이 줄어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9월부터 4개팀 2교대 근무가 시범 시행 중인 대구 남부경찰서의 경우 한정된 인원으로 팀을 잘게 나누다 보니 실제 근무 인원이 줄어들어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남부서 한 지구대는 직원 59명을 4개팀으로 나눠 팀당 13, 14명씩 근무하고 있는데 내근 직원 2명과 팀장 등을 제외하고 10명 남짓한 인원으로 순찰차 3대와 도보 순찰까지 병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오후 4시~다음날 오전 4시는 '집중근무시간'으로 주·야간 근무자 1명씩 2명을 보강하게 돼 있어 다른 시간대에 강력 사건이나 대형 교통사고, 대형 안전사고가 났을 때는 적절한 대응과 신속한 조치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모 지구대 직원은 "4개팀 2교대 근무가 좋기는 하지만 직원이 휴무나 연가, 병가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하루에 12시간 이상 순찰차를 운전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신고를 받고 출동하기도 바쁜 처지라 예방 순찰은 꿈도 못 꾼다."고 털어놨다.

반면 근무 체제 개편으로 업무 효율성과 개인 생활의 질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류영길(52) 남부경찰서 서대명지구대 경위는 "예전 같으면 야간 근무를 선 뒤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고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린 뒤 다음날 오전 일찍 근무에 투입됐다."며 "근무 체제가 바뀌면서 휴무일을 이용해 등산을 할 수 있게 됐고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늘었다."고 말했다.

기존 지구대 근무 체제는 9일 단위로, 주간근무(오전 9시∼오후 6시) 3일→야간근무(오후 6시∼익일 오전 9시) 1일→비번 1일→야간근무 1일→비번 1일→야간근무 1일→비번 1일'의 3교대 순환근무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4개팀 2교대가 되면 주간근무(오전 9시~오후 9시)→야간근무(오후 9시~오전 9시)→비번 1일→휴무 1일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 경우 주 60시간에서 주 44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줄고 비번일과 휴무일을 합해 36시간을 쉴 수 있게 되는 것.

한편 경찰청은 일선 경찰의 근무 방법을 개선하고 평생교육체제를 강하하기 위해 지구대 순찰팀의 근무방식을 기존 '3개팀 2교대'에서 '4개팀 2교대'로 전환키로 하고 지난 9월부터 대구 남부경찰서를 비롯, 전국 11개 경찰서에 시범 도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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