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부상으로 고통 받던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배영수가 30일 수술대에 눕게 됐다.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판명돼 '토미 존 서저리(Tommy John Surgery·팔꿈치 인대 접합수술)'를 받을 예정인 것.
이 수술은 1974년 프랭크 조브 박사가 LA 다저스 좌완투수 토미 존의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떼어 내어 다친 왼쪽 팔꿈치에 이식한 뒤 붙여진 이름. 수술 후 토미 존은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로 거듭났고 이 때문에 이 수술은 팔꿈치 부상에 신음하는 투수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문제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1년여에 걸친 재활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점. 배영수 본인이나 삼성으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수술 후 재활만 충실히 한다면 수술 이전보다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는 이 수술 효과를 누리는 선수가 여러 명이다. 2000년 팔꿈치 수술 뒤 구원투수로 나서 2002년 55세이브를 따내며 화려하게 재기한 존 스몰츠(애틀란타), 1998년 수술을 받은 뒤 2001년 22승을 거둔 맷 모리스(샌프란시스코)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자리를 놓고 겨룬 구원왕 오승환(삼성·47세이브)과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한화· 18승, 방어율 2.23, 탈삼진 204개)이 그들. 각각 2001년, 2004년 수술을 받은 이들은 145~150㎞대의 묵직한 직구를 던진다. 수술 전 이들의 직구 구속은 130~140㎞대.
특히 여러 명의 삼성 투수들이 이 수술의 수혜자다. 올 시즌 홀드왕 권오준(32홀드)은 1999년 수술대에 오른 전력이 있고 임창용과 권혁 또한 지난해 이 수술을 받은 뒤 연장 혈투를 벌였던 이번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호투,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성공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98년 20탈삼진 경기를 선보이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던 케리 우드(시카고 컵스)는 이듬해 이 수술을 받은 뒤 잠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아직도 부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의 LA 다저스 입단 동기 대런 드라이포트는 두 차례 이 수술을 받았고 이후 온갖 부상에 시달리며 빛을 잃었다.
'토미 존 서저리' 의 성공 확률은 90% 정도이며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재활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점에서 배영수로선 삼성이 이 수술 경험자들의 재활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다행. 배영수가 시련을 딛고 더 강력해진 에이스로 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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