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을 꿈꾸는 베어벡호의 전망을 밝게 한 최종 모의고사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UAE와 평가전에서 오장은(대구), 염기훈(전북)의 연속골로 모처럼 승리를 맛봤다. 비록 승패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울 만큼 여의치 않은 사정 속에서 치른 경기였지만 결과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홈팀 UAE를 압도하며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일전이 '약속의 땅' 카타르 도하에 들어가기 앞서 마지막으로 가진 전력 점검의 기회였다.
한동안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대표팀으로 나뉜 '이원 체제'로 어수선했고, 아시안게임 대표 20명이 온전히 모이지도 못한 채 훈련 시간마저 짧아 이번 UAE전은 중동의 기후와 잔디 적응을 위한 단순한 연습경기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처지였다.
K-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을 앞둔 김두현(성남), 백지훈, 조원희(이상 수원)를 비롯해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김동진과 이호(이상 제니트), J-리거 김진규(이와타) 등 여섯 명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 팀 구성도 겨우 했다. 베어벡 감독도 21일 일본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를 지휘하고 22일 도쿄에서 두바이로 날아왔다.
한국은 이날 전반에는 좌.우 측면, 특히 최성국이 포진한 오른쪽 사이드 공격에 치우치며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김두현이나 백지훈 같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백을 여실히 드러내며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졌다. 수 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았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걸리며 쉽게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최성국과 오장은의 약속된 플레이로 선제골을 뽑은 뒤 염기훈이 개인기로 추가골을 성공시켜 베어벡호는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침체돼 있던 득점력을 재점화했다. 훈련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베어벡 감독으로서는 경기 전날 몇 가지 패턴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조련했는데 훈련 성과가 오장은의 첫 골로 연결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조국, 박주영(이상 서울) 등 골잡이가 아니라 미드필더 요원 오장은, 염기훈이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득점 루트가 다원화된 것도 소득이다.
무엇보다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여섯 경기 만에 승리의 기운을 느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9월 대만전 8-0 대승 이후 성인대표팀, 올림픽팀을 번갈아 가며 벤치에 앉았지만 다섯 경기에서 3무2패에 그쳤다.
마지막 리허설에서 우승 가능성을 시험하며 자신감을 챙긴 건 값진 수확이었다. UAE는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상대 가운데 가장 강할 것으로 보이는 바레인전(12월5일 오전 1시15분)에 대비한 맞춤형 모의고사로도 의미가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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