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석(4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는 보름 전 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받은 뒤 10여년 만에 퇴근 후 신천고수부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지만 아직 약을 먹을 단계는 아니며 지방간이 있어서 기름진 음식과 술을 자제하고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나이 들면 나도 그런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에 건강관리에 나섰다."며 "건강검진은 암과 같은 중병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소리 없이 찾아올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검진은 지금은 아프지 않지만 혹시 자신이 모르는 병이 있지 않는지, 아니면 앞으로 내게 어떤 병이 생길 수 있는 지를 미리 알아보고, 예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검진 결과를 맹신해선 안 된다. 검진으로 점검되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건강검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을까?
◇40, 50대 1~2년에 한 번
병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기 위해선 건강검진을 자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검진 내용에 따라 보통 30~40만 원이나 드는 비용이 여간 부담이 아니다. 비용 효과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30대는 3년에 한 번, 40대는 2년에 한 번, 5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가 적절하다.
특별한 가족력이나 특정 질병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나이에 따라 검진 항목을 선택해 보자. 20대부터 정기적인 흉부 방사선 검사, 30대부터는 고지혈증, 혈당, 간 기능검사,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30대 후반에는 위 내시경 검사, 40대부터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배성욱 영남대병원 건강검진센터 과장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 보통 병원에서 마련한 검진프로그램에 따르면 된다."며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현재 몸에 이상 증상이 있다면 상담을 통해 추가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연령대별 검진 항목
이상준 푸른미래내과 원장은 "30대 중반 이후는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 검사와 함께 백혈구, 혈소판의 숫자, 간 기능 수치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며 "여기에 여건이 되면 내시경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 암 검진 등을 병행하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노인층=뇌졸중 위험도를 진단할 수 있는 뇌혈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심근경색과 관상동맥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심장 초음파 검사도 필요하다. 귀가 어두운 경우엔 청력검사도 해야 한다. 난청의 원인이 질병으로 인한 것이면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하고 노화가 원인이라면 보청기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있거나 1주일에 2회 이상 무릎이 붓고 걸을 때 다리를 절면 골관절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본 검진 항목 이외에 65세 이상 연령층에게 필요한 검사로는 기초 체력 검사, 치매 선별 검사, 우울증 검사, 골밀도 검사, 빈혈검사, 대장검사, 심장운동 부하검사 등이 있다. 여기에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검사, 전립선 초음파검사,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검사, 골반 및 갑상선 초음파검사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중년층=남성은 기본 검진 항목 이외에 기초체력검사, 운동부하 검사, 남성호르몬검사, 심장초음파검사, 운동 상담과 처방, 영양상담 등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골반 및 유방초음파검사, 갑상선초음파검사, 대장내시경, 심장 운동부하 검사, 여성호르몬 및 골밀도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질병 위험군
흡연자라면 폐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흉부 X선 검사, 폐 기능 검사 등이 필요하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간 질환이 걱정될 것이다. 간 기능 검사, 일반혈액검사, 혈액응고검사와 함께 간 경변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복부 초음파검사 등이 권유된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측정과 함께 소변검사, 흉부 X선 검사, 고지혈증검사 등을 받아야 하며, 심장질환자는 심전도검사, 흉부 X선 검사, 심장초음파검사, 심혈관류검사, 콜레스테롤검사, 혈액응고검사 등이 권장된다.
▷검진 전 후 주의사항
건강검진 전날 저녁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가볍게 먹는다. 밤 10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한다. 전날 음주는 절대 금물. 정확한 검사를 위해 지나친 피로는 피해야 하며 복용 중인 약도 중단해야한다. 건강진단 당일 아침 식사와 음료수, 껌, 약, 담배 등은 피해야 한다. 가벼운 체조나 양치질은 해도 된다.
검진결과를 전화나 우편으로 통보받는 경우가 많다. 바람직하지 않다. 검사에서 특별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각 검사 항목에 따른 결과를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검진하는 병원을 선택할 때 전문의가 결과를 놓고 환자와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인지를 잘 따져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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