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 로버트 올트먼 감독이 81세를 일기로 20일(현지시간) 생을 마감했다.
올트먼의 영화제작사인 샌드캐슬5 프로덕션스는 21일(현지시간) 올트먼이 전날 밤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다섯 차례 아카데미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로버트 올트먼 감독은 올 초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이때 자신이 10년 전 심장이식수술을 받았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상식 후 그는 "큰 비밀로 삼을 생각은 없었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아무도 날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을 무대로 한 'M-A-S-H'(1970)를 비롯, '매케이브와 밀러 부인(1971), '내슈빌'(1975) 등 할리우드의 기존 문법과 다른 일련의 영화들로 명성을 얻은 올트먼은 아서 펜, 마이크 니컬스, 샘 페킨파, 스탠리 큐브릭, 피터 보그다노비치와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 등과 함께 70년대에 실험적인 예술영화로 할리우드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70년대 후반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등 블록버스터 감독들이 등장하면서 예술영화 전성시대가 끝나자 올트먼은 80년대 대부분을 16mm 영화를 찍거나 파리에 거주하면서 케이블TV용 영화를 만들면서 보냈다.
92년 할리우드를 풍자한 영화 '플레이어'가 비평 및 흥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할리우드로 컴백한 올트먼은 '숏컷' '쿠키스 포천' 등 여전히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과 이야기 구조를 담은 영화를 계속 만들면서 노년에도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웠다. 지난 2001년에는 '고스포드 파크'로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25년 2월20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올트먼은 21세 때인 1946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 잠시 배우로 활동하면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들겼지만 성공적이지 않아 뉴욕을 거쳐 50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16mm 영화를 제작, 55년까지 60여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55년 캔자스시티의 극장주로부터 청소년 범죄를 소재로 한 저예산 B급영화의 감독으로 고용돼 첫 극영화 '탈선자들'을 만들었다. 이 영화로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눈에 띄어 히치콕의 TV시리즈인 '앨프리드 히치콕 제공'의 몇몇 에피소드를 감독했다.
그러나 올트먼은 워너브라더스의 잭 워너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아 수년간 고생을 했으며 이때 '반할리우드적'인 생각들을 키우면서 영화제작에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게 됐고, 70년대의 할리우드 르네상스를 이끌면서 독특한 '올트먼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올트먼은 지금까지 33편의 극영화와 10편의 TV영화를 만들면서 할리우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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