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디(慢慢的)의 중국이 한국의 '빨리빨리'인 콰이콰이디(快快地)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그 빠른 변화의 중심에 선 중국 저장성 닝보를 찾아 어제와 오늘을 둘러봤다. 7천 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古都) 닝보(寧波). 9세기 초 국제 무역항인 닝보는 장보고선단이 활동한 해상 요충지로 우리와 인연이 깊다. 닝보시내 고려사관(高麗使館·고려사신이 머물던 곳) 유적지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상하이(인구 1천800만 명)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인 닝보시(600여만 명). 하지만 중국 내 발전속도 1위를 달리며 도심 마천루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30~50층 빌딩 수십 동이 시내 중심가를 형성하고 있다. 밤이면 고층 건물에 설치한 화려한 조명으로 야경이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뷰티풀 닝보(Beautiful NingBo)'라 불릴 만하다. 최근 중국 여론조사기관 링디엔(零点)연구자문그룹은 닝보를 중국 내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했다. 쾌적한 생태환경과 주거조건, 친절한 닝보시민들의 높은 생활만족도로 경제발전이 빠르고 인재 흡인력이 강하다.
◆닝보 주산항(舟山港), 지리(吉利) 자동차공장
의류업·경공업 등 전통산업 기반 위에 철강·에너지·화공·IT 등 첨단산업의 날개까지 달고 발전하고 있는 닝보시. 하지만 무엇보다 닝보시 발전의 원동력은 베이룬(北侖)항이라고도 불리는 조우산항(舟山港). 닝보시의 해외수출 및 수입 물량의 전진기지다. 상하이 항에 비해 수심(15.5m)이 깊고 바람이 적게 불어 화물처리가 용이한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물동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 290만t 급 컨테이너 14대를 갖춰 규모면에서 중국 내 2위, 하루물동량 246만 TEU(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로 중국 내 4위를 자랑하고 있다. 닝보 주산항 리우쥔(劉軍·32) 책임경리는 "주요 수출 품목은 전기·전자, 경공업, 공예품 등 다양하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동 등 세계 각국으로 실어나른다."며 "2008년 완공예정인 상하이~닝보 해상대교와 2012년 닝보~온주~심천을 잇는 철도가 완성되면 물동량은 더 늘 것"이라고 했다.
닝보 경제개발구에 위치한 저장 지리(吉利) 자동차 공장 역시 닝보가 자랑하는 첫 국내산 자동차 생산공장. '중국민 누구나 탈 수 있는 국민 경차'를 만드는 것을 모토로 한 이 회사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
지리 자동차 판짜이파(潘再法) 사장은 "자체 기술을 가지고 국내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며 "생산 공정비용 최대한 절약해 저렴한 가격에 성능 좋은 자동차를 공급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 발전의 중심 '닝보일보사'
닝보일보사 그룹은 지난 2002년 중국 국가신문총국으로부터 정식 비준을 받은 독점 언론사로 지역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그 이익을 대변해주는 지역 신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닝보시는 외자 유치, 공장 설립,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장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는데 그 첨병 역할을 닝보일보사 그룹이 담당했던 것. 닝보일보사는 정치 비판적인 글보다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사, 외국과의 교류 등 실리적인 부분에 더 큰 역량을 발휘해왔다.
장빙리(張秉禮·60) 닝보일보사 사장은 "그룹 전체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간부진들의 퇴근 시간이 더 늦기 때문에 모든 사원이 열정을 다해 일한다."고 말했다.
닝보일보사 그룹은 종합지 성격의 조간 닝보일보(寧波日報), 석간 닝보만보(寧波晩報), 경제신문 동남상보(東南商報) 등 8개 신문과 잡지, 인터넷, 출판사, 서점, 호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18개 독립 경영체제를 갖고 있으며 연간 총 수입은 6억 위안(780억 원), 현 자산 8억 2천만 위안(한화 1천여억 원)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닝보만보는 지난해 중국신문출판총국의 신문경쟁력 회의에서 전국 2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특히 닝보일보 생활주간부는 청스(城事)란 코너를 통해 1천 명 자원봉사자의 활동상을 소개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칼럼위원이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 등을 투고받아 그 느낌이나 조언을 담은 기사를 실어 독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지면을 꾸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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