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연-히라야마, 한일올림픽축구 '키높이 대결'

입력 2006-11-20 08:19:48

'자존심을 건 장신(身長) 맞대결'

더 이상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다. 한일전은 승부 이상의 자존심 싸움의 의미를 갖는 만큼 일본을 상대로 한 '태극전사'들의 무승 행진에 제동을 걸 때가 왔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1세이하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7시20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 올림픽대표팀을 상대로 2차전 승부를 펼친다.

지난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자책골로 아쉽게 1-1로 비긴 한국은 '도쿄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 최근 침체에 빠진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각오 뿐이다.

평가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관전 포인트는 한일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의 높이 대결이다.

일본 팬들은 한일전 2차전을 앞두고 최근 네덜란드 프로리그에서 복귀한 '괴물' 스트라이커 히라야마 소타(FC도쿄)에게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14일 1차전에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한국에 끌려다니다 겨우 무승부를 거둔 만큼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올림픽대표팀의 승리에 목말라하고 있어서다.

히라야마는 2003년과 2005년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는 물론 2004 아테네올림픽에도 참가해 일본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아왔고, 지난해 8월 네덜란드 헤라클레스에 입단해 8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J-리그로 돌아왔다.

192㎝나 되는 큰 키에도 몸놀림이 자연스럽고 문전에서 침착성이 돋보여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박주영(서울)과 함께 아시아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을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소리마치 야스하루 일본 올림픽대표팀감독은 히라야마와 네덜란드에서 귀화한 로버트 카렌(이와타)의 투톱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핌 베어벡 감독은 '주포' 박주영과 백지훈(수원)이 각각 아시안게임 전지훈련과 K-리그 챔피언결정전 참가를 위해 빠진 전술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성인 대표팀 차출 문제로 시끄러웠던 여론을 잠재우고 감독 부임 이후 눈에 띄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번 한일전 2차전 승부에서 날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4-3-3 전술을 기본으로 하는 베어벡은 가장 키가 큰 공격수 심우연(195㎝.서울)을 원톱으로 내세워 히라야마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양 측면에는 발 재간이 좋은 김승용(서울)과 19세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상호(울산)를 배치해 원톱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원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역시 186㎝의 장신인 양동현(울산)과 심우연의 투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베어벡 감독은 20일 오후 7시 마지막 전술훈련을 통해 베스트 11의 윤곽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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