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맥주 40캔씩 들이켜
지난 1985년 19세의 나이에 한국의 유환길 선수로부터 IBF 주니어 라이트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으며 세계 복싱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호주의 레스터 엘리스(41)가 맥주와의 싸움에서 만신창이가 되도록 얻어맞아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도 만해도 WBF 웰터급, IBO 라이트 헤비급과 라이트 급 등을 잇따라 석권하며 철권을 과시하던 엘리스는 지금은 하루에 맥주를 30~40캔 씩 마셔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 하루하루의 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이 19일 전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뒤 호주 멜버른에 정착한 그는 링에서 은퇴한 후 팬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다 지난 5월 뜻밖에도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히면서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로지 복싱에만 빠져 26세가 될 때까지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았던 그가 두 자루의 칼과 일본 사무라이 검을 들고 멜버른에 있는 한 비디오 가게에 들어가 강도짓을 하다 경찰에 붙잡힌 것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투항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끝까지 거부하다 결국 최루가스의 매운 맛을 보고 나서야 무릎을 꿇었다.
며칠 뒤에는 차량들이 오가는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으며 출동한 경찰에게 제발 자신을 총으로 쏘아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광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결국 6주 동안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으며 이 때 우울증 등 갖가지 알코올 중독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놓아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엘리스는 19일 방송되는 호주의 한 텔레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보통 1 주일에 맥주를 220캔씩 마시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보통 하루에 30캔씩 마시고 어떤 때는 40캔도 마신다"고 말했다.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그는 뒤늦게 입에 대기 시작한 술 때문에 자신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면서 "알코올은 나를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으로 끌어다 놓았다"며 울먹였다.
그는 "알코올 때문에 영혼도. 마음도, 자존심도, 집도, 아이들도, 돈도 모두 잃어버렸다. 그것은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면서 "나는 지금 아내를 내 곁으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힘 없는 목소리였다.
엘리스와 별거 중인 아내 샤론도 그의 주벽이 가정을 완전히 박살내버렸다면서 "그의 주벽 때문에 그를 사랑하면서도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중얼거렸다.
샤론은 "그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들은 모두 그것을 무서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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