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해 인맥 관리…'온라인 마당발'이 뜬다

입력 2006-11-18 07:23:17

"사이버핏줄 나눈 우리는 디지털 혈육"

마당발? NO! "우린 사이버로 통한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우린 1천명과 통한다."

메신저와 블로그 등의 개인홈피를 활용하는 '디지털마당발'이 뜨고 있다. 메신저는 이메일보다 빠르고 쌍방향이라는 점때문에 각광받고있다. 메신저를 이용하는 네티즌만 해도 이미 4천만명을 넘어섰다. 네이트온과 연동된 싸이월드 유저는 11월 현재 1천900만명. 이젠 명함에 메일주소와 메신저아이디를 함께 기재하느냐 여부에 따라 세대가 구분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촌과 친구, 대화상대 등 사이버인맥을 1천명이상 관리하는 '디지털마당발'이 늘어나고 있다.

박수영씨(27.여)는 지역 최고의 디지털마당발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그녀의 싸이월드 일촌은 무려 1천200여명. 일반인들의 경우 많아야 3백여명의 일촌과 교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다. 그녀의 일촌 대부분은 사이버상 친구.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한번씩 만나는 일촌수는 200여명 정도 된다.

그녀의 일촌관리는 싸이월드에 접속할 때마다 방명록을 확인,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카드를 보내는 것은 기본. "아무래도 관심있는 일촌들에게는 자주 들러 인사를 해요."

그녀는 "지금껏 일촌들에게도 얼굴이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신문에 드러내놓긴 일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며 알려지는 걸 꺼렸다.

또다른 사이버인맥관리의 강자는 이학수(20.대가대 사회복지학과)씨다. 게임마니아인 그는 초·중·고 친구와 대학친구, 동호회친구 등을 각각 구분, 600여명을 관리한다. 매일 6시간 정도씩 게임을 한다는 그가 가장 공들이는 친구는 방명록을 통해 자주 인사를 나누는 일촌. 다른 지역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연락, 오프라인에서도 교류를 갖고 도움을 받는다.

싸이월드의 최대유저는 1만3천명의 일촌을 거느리고 있는 20대 커플매니저. 요즘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의 유력정치인들도 '일촌맺기' 등을 통해 신세대 유권자들에게 바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과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등의 CEO도 블로그 등을 잘 활용하는 디지털 마당발로 이름나 있다.

진화하고 있는 휴대전화의 전화번호관리기능도 디지털인맥관리에 한몫하고 있다.

친구와 직장 가족,등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이용, 기념일을 챙기는 가 하면 메시지동시보내기 등을 통해 그룹핑커뮤니케이션까지 가능해졌다.

MSN코리아의 김예나 대리는 "인터넷메신저는 우리 시대의 주요한 소통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인맥관리에도 유용하다."면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오프라인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인간관계와 연계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